[데이터뉴스=유성용 기자] KT(회장 황창규)는 인공지능 TV ‘기가지니’가 출시 5개월 만에 가입자 10만 명을 넘어섰다고 29일 밝혔다.
KT는 10만 가입자 달성을 발판으로 인공지능(AI) 금융서비스를 선보이고, 개발자 소스를 공개하는 등 국내 AI 생태계 조성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기가지니는 KT가 오랜 시간 축적한 인공지능(AI) 노하우와 차별화된 네트워크 기술을 접목시킨 인공지능 TV다. 그동안 국내외에서 출시된 AI 스피커가 음성 위주의 ‘청각’으로만 구현됐던 것에 비해 TV와 연동을 통해 ‘시청각’ 기반의 서비스로 호평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입소문을 타고 1주일에 1만 가입자를 기록하는 등 판매호조를 보이고 있어 KT는 올해 안에 50만 가입자 돌파를 기대하고 있다.
기가지니의 장점은 TV 연동뿐 아니라 다양한 기능을 갖췄다는 점이다. 오디오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하만카돈과 제휴를 통해 음악 애호가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TV, 음악 등 미디어 서비스와 함께 날씨, 교통, 일정관리 등 홈 비서 기능과 홈 IoT 제어, 영상∙음성 통화 등 똑똑한 기능을 두루 갖추고 있다.
기가지니는 원거리 음성인식 기술과 함께 최고 수준의 한국어 음성인식 기술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TV대화 기술과 함께 자연어처리 기술을 적용해 사용자가 기가지니와 지능형 대화가 가능하다. 딥러닝 플랫폼을 기반으로 기가지니의 음성인식과 대화기술이 점차 진화한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KT가 10만 가입자의 이용행태를 분석한 결과 감성채팅이 30%로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이어 TV 관련 24%, 음악 관련 22%, 기타 생활비서 13% 순으로 나타났다.
이용자가 기가지니에 가장 많이 요청한 메시지는 ‘TV 켜’, ‘TV 틀어줘’ 등 TV관련 지시였다. 이어 ‘음악 틀어줘’, ‘다음곡’ 등 음악 듣기 관련 메시지가 두 번째로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이한 것은 TV와 음악 관련 메시지에 이어 ‘오늘 날씨 어때?’, ‘미세먼지 어때?’ 등 날씨를 묻는 질문이 많았다는 점이다. 또한 ‘지니야, 사랑해’, ‘지니야, 우울해’ 등 자신의 감정상태를 표현하는 메시지도 사용 비중이 높았다. 기가지니와 소통하고 싶은 이용자들의 특성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기가지니는 10~20대뿐 아니라 중장년층을 포함해 모든 연령에서 사랑받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지니뮤직의 경우 모바일 앱에서는 젊은 층에서 인기가 높은 아이돌 그룹 엑소, 트와이스 등의 최신곡이 인기 순위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는 것과 달리 기가지니와 연동된 지니뮤직에서는 40~50대에서 많은 사랑 받는 이승철의 노래와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상어가족도 상위권을 기록했다.
음악, 웹툰 등 모바일 플랫폼에서 주로 이용하는 콘텐트는 10~30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이와 달리 기가지니는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플랫폼인 만큼 콘텐츠 소비에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KT는 기가지니에 인기 웹툰 서비스인 ‘케이툰’과 지난 5월 출시해 어린이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하이퍼 VR 서비스 ‘TV쏙’을 추가하는 등 다양한 연령층이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 제공을 위해 노력 중이다.
오는 30일부터는 음성인식을 이용한 주가 및 지수 조회, 차트 조회, 국내외 시황정보 등 AI 금융서비스를 기가지니를 통해 제공한다. 이번 서비스는 지난 4월 국내 1위 증권사 미래에셋대우와 체결한 업무협약을 토대로 이뤄졌다. 향후 KT와 미래에셋대우는 비대면계좌 개설 및 주식 실거래 등과 같은 추가적인 금융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KT는 국내 1호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와도 서비스 연동을 추진 중이다. 기가지니를 통해 케이뱅크 소개 및 모바일앱 다운로드 팝업 호출 등을 30일 먼저 제공하고, 9월 중으로 퀵송금, 계좌조회 등을 집에서 음성으로 처리할 수 있는 ‘카우치 뱅킹’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기가지니를 바탕으로 한 AI 생태계 조성도 본격화한다. 이를 위해 30일 개발자 포털과 함께 기가지니 서비스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공개한다. 이번에 공개하는 SDK는 기가지니에 탑재한 음성인식, 대화처리, 텍스트 음성변환 기술(TTS) 등 KT의 축적된 음성인식 기술과 함께 음성∙영상통화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앱 프로그래밍 환경(API) 을 포함하고 있다.
KT는 AI 생태계 조성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4월 AI 업계 종사자를 대상으로 ‘기가지니 사업설명회’를 개최한 것에 이어 5월에는 AI 생태계 조성을 담당하는 기기자니사업단을 신설하기도 했다.
이필재 KT 기가지니사업단장(전무)은 “기가지니 10만 가입자 달성을 기반으로 다양한 영역에서 혁신적인 고객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이번에 파트너사들과 기가지니 관련 기술과 연구 공간을 공유한 것이 국내 AI 생태계가 보다 활성화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sy@datanews.co.kr
[ⓒ데이터저널리즘의 중심 데이터뉴스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