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박시연 기자] 은행 점포 통폐합이 가속화하고 있다.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이 통합한 KEB하나은행은 3년 새 점포수를 12% 이상 줄였으며, 한국씨티은행은 최근 126개 점포 가운데 71%에 해당하는 90개의 영업점을 폐점하기로 결정했다.
핀테크와 모바일뱅킹 등 디지털금융이 확산하는 가운데, 은행권의 점포수 축소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은 노조와의 합의를 통해 앞서 예고했던 기존 폐점율 80%에서 71%로 하향조정, 90개의 점포를 폐점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씨티은행은 전국 36개 지점만을 남겨 놓고 순차적으로 문을 닫는다. 디지털 금융거래 강화 전략에 따라 단행되는 점포 통폐합에 대해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은 영업 및 서비스 제공의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비대면 금융거래를 확대하기로 했다.
특수은행인 IBK기업은행 역시 오는 18일까지 서울 용산구 이태원 외환송금센터, 서울 중구 신당동지점, 서울 강남구 수서역지점 등 3개 점포를 포함 전국 9개 점포를 통폐합한다.
각 은행들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점포수를 축소해 왔다.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시스템에 공시된 최근 3년간의 분기보고서를 살펴본 결과, 국내 시중은행 6곳의 영업 점포 수는 신한은행을 제외하고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 지점 및 출장소, 사무소, 현지 법인 등을 모두 합산한 수치다. KEB하나은행의 경우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의 합병 이전 수치는 단순 합산해 계산했다.
지난 2015년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영업 점포 수가 가장 많이 감소한 은행사는 KEB하나은행이다. 2015년 3월 987개에 달했던 영업 점포수가 올해 3월 868개로 12.06% 감소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국내 영업 점포 수가 같은 기간 949개에서 834개로 12.12% 감소했다. 해외 영업 점포 역시 38개에서 34개로 10.53% 줄어들었다.
우리은행은 KEB하나은행에 이어 두 번째로 점포 수 감소폭이 가장 컸다. 2015년 3월 총 1013개에 달했던 영업점이 올해 3월 919개로 9.28%나 감소했다. 우리은행은 국내 점포 수는 감소한 반면 해외 점포 수는 다소 늘어났다. 국내 점포 수는 990개에서 892개로 9.9% 감소한데 반해 해외 점포 수는 23개에서 27개로 증가했다.
이 밖에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270개 점포에서 249개(7.78% 감소), KB국민은행은 1154개에서 1074개(6.93% 감소), 한국씨티은행은 134개에서 133개(0.75% 감소)로 줄어들었다.
6개 시중은행 가운데 신한은행만 유일하게 점포 수가 증가했다. 신한은행의 점포 수는 지난 2015년 3월 기준 916개에서 올해 3월 926개로 1.09% 늘어났다. 국내 점포의 경우 899개에서 898개로 1개 지점이 폐점한 반면 국외 점포가 20개에서 28개로 증가하면서 점포 수 증가율에 큰 폭으로 기여했다.
점포 통폐합에 따른 은행들의 대책마련도 발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은행원이 직접 고객을 찾아가는 서비스인 ‘태블릿브핸치’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커피브랜드인 폴바셋과 도넛 전문점인 크리스피그림도넛 등 이종업종과의 협업으로 새로운 형태의 영업점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신한은행은 은행 직원을 줄이고 디지털 기기를 늘리는 반무인점포 ‘스마트브랜치’를 운영 중이다.
si-yeon@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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