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유성용 기자] 여성 비서를 상습 성추행한 혐의로 피소된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사진)이 21일 사임했다.
김 회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제 개인의 문제로 인해 회사에 짐이 돼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해 오늘 동부그룹의 회장직과 계열회사의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제가 관련된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특히 주주, 투자자, 고객, 그리고 동부그룹 임직원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김진만 전 국회부의장의 장남으로 1969년 고려대 재학 중 미륭건설을 창업해 건설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1970년대 중동 건설 경기 붐을 바탕으로 사업을 키웠고 금융, 보험, 석유화학, 전자 등으로 그룹 덩치를 불렸다.
지난 2005년부터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을 맡으면서 비슷한 시기에 동부그룹 회장이 된 그는 최근에는 그룹 정체성을 재정립하고 내부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 그룹명을 바꾸는 방안을 추진했다.
그러나 상습 성추행 혐의로 여성 비서로부터 고소당했다는 경찰 발표가 나온 지 이틀 만에 전격적으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김 회장의 후임으로는 금융감독원장을 지낸 이근영 동부화재 고문이 선임됐다.
행정고시(6회) 출신의 신임 이 회장은 광주지방국세청장, 국세심판소장, 재무부 세제실장 등 공직을 거쳐 한국투자신탁 사장,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한국산업은행 총재, 금융감독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 등을 지냈다.
지난 2008년 동부메탈·동부생명 사외이사로 선임된 데 이어 2010년 동부화재 사외이사, 2013년 동부화재 고문 등을 역임하면서 동부그룹과는 오랜 기간 인연을 맺었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이 신임 회장이 김 회장 사퇴에 따른 그룹 내부의 혼란을 수습하고 경영을 쇄신할 것”이라며 “계열사별로 전문경영인에 의한 자율 책임경영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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