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박시연 기자] 금융업계 전문경영인 가운데 5년 이상 근무한 장수 CEO의 경영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최근 3년간 가장 높은 연평균 영업이익 증가율을 끌어낸 인물은 전평 부국증권 사장이다. 고원종 동부증권 사장은 적자규모를 키웠고,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은 당기순이익 규모를 크게 갉아먹었다.
28일 데이터뉴스가 금융업계(은행, 증권, 생명보험, 손해보험) 전문경영인 8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 기업에서 5년 이상 근무한 장수 CEO는 총 10명으로 집계됐다. 그 중 최근 3년간의 영업이익 연평균 증가율이 가장 크게 증가한 곳은 59.8%의 부국증권이었으며 동부증권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전문경영인 가운데 외국인은 집계에서 제외했다.
가장 높은 연평균 영업이익 증가율을 끌어낸 전평 부국증권 사장은 1951년생으로 마산고와 한양대를 졸업했으며 1978년에 부국증권으로 입사해 약 39년간 활동하고 있는 정통 증권맨이다. 지난 2012년 5월 부국증권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된 이후 꾸준한 영업실적 개선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309억 원으로 지난 2015년 상반기보다 72.7%나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율은 59.8%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역시 244억 원으로 연평균 증가율은 58.6%로 장수 CEO 가운데 가장 높다. 특히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이미 지난해 연말기준 당기순이익(255억 원)과 비슷한 수준에 도달해 연말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고원종 동부증권 사장은 5년 이상 장수 CEO 중 유일하게 적자 규모를 키웠다. 동부증권의 올해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은 39억 원 적자였고, 당기순이익 역시 37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2015년 상반기 영업이익은 54억 원, 당기순이익은 4 억 원 적자였다. 올해 상반기 기준 자산 규모 역시 5조711억 원으로 2015년 상반기(6조4627억 원) 대비 21.5% 감소했다. 매년11.4% 감소한 셈이다.
고 사장은 1958년생으로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1982년 동양투자증권, 1988년 동성투자자문, 1991년 노무라증권, 2000년 SG증권 등을 거쳐 지난 2010년 5월 동부증권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나재철 사장이 이끄는 대신증권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2년 전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대신증권의 영업이익은 364억 원, 당기순이익은 390억 원으로 2015년 상반기 이후 매년 34.0%, 25.4%씩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 규모 역시 14조5227억 원으로 11.3% 감소했다.
김해준 교보증권 사장 역시 지난 2015년 상반기 대비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교보증권의 영업이익은 441억 원, 당기순이익은 355억 원이며 연평균 증가율은 각각 -4.5%, -5.2%로 나타났다.
김 사장은 1957년생으로 장흥고와 전남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인물이다. 1983년 대우증권에 입사했다가 2005년 교보증권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지난 2008년 6월 교보증권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지난해 4번째 연임에 성공하면서 9년째 교보증권 수장을 맡고 있는 김 사장의 임기는 2018년 3월까지다.
같은 기간 한화생명과 키움증권은 매년 당기순이익은 증가한데 반해 영업이익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생명의 올해 상반기 기준 당기순이익은 4028억 원으로 연평균 증가율은 3.0%인데 반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0%였다. 연말 기준 영업이익 역시 연평균 증가율은 -20.9%, 당기순이익은 -12.7%였다.
차남규 한화생명 사장은 1954년 부산 출신으로 부산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한 인물이다. 차 사장은 1979년 한화그룹으로 입사해 38년간 한화에서 근무해 온 정통 한화맨으로 지난 2011년 대한생명(현 한화생명) 사장으로 선임된 이후 약 6년간 한화생명을 이끌어오고 있다.
키움증권 역시 연평균 당기순이익 증가율은 4.3%를 기록한데 반해 영업이익 증가율은 -1.1%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1237억 원, 당기순이익은 1040억 원이었다. 다만 키움증권은 지난해 연말 기준 연평균 영업이익 증가율과 당기순이익 증가율이 각각 49.6%, 58.0%로 급격한 성장을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동부화재와 동양생명, 한국투자증권,메리츠종금증권 등은 고른 실적 향상을 이뤄냈다.
김정남 사장이 이끄는 동부화재는 지난 2015년 상반기 이후 연평균 영업이익 증가율 22.0%, 당기순이익 증가율 24.8%를 기록했다. 자산 역시 매년 평균 12.7%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남 사장은 1952년생으로 동국대 행정학과를 졸업했으며 지난 2010년 5월 동부증권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해 7년 동안 동부증권을 이끌고 있다.
동양생명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2200억 원, 당기순이익은 1735억 원으로 연평균 증가율은 각각 18.7%, 16.6%다. 구한서 동양생명 사장은 1957년 서울 출생으로 2012년 7월 동양생명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으며 지난 2016년 3월 재선임에 성공하면서 장수 CEO 반열에 올라섰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같은 기간 매년 평균 영업이익 15.0%, 당기순이익 13.2%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은 대표적인 금융권 장수 CEO로 10번의 연임을 통해 11년간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직을 역임하고 있다.
최희문 사장이 이끌고 있는 메리츠종금증권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2030억 원, 당기순이익 1575억 원으로 2년 전보다 소폭 증가했다. 지난 2015년 상반기 이후 연평균 영업이익 증가율은 6.4%, 연평균 당기순이익 증가율은 0.3%다.
최 사장은 1964년생으로 엠허스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뱅커스트러스트 뉴욕, 서울 부사장, 골드만삭스그룹 상무, 삼성증권 전무 등을 거쳐 지난 2010년 2월 메리츠종금증권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올해로 취임 7년차를 맞이한 최 사장의 임기는 오는 2019년까지다.
si-yeon@datanews.co.kr
[ⓒ데이터저널리즘의 중심 데이터뉴스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