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안신혜 기자] 박영준 빙그레 대표가 지속성장, 신성장 동력발굴 등을 강조하고 있지만 선임 3년 째 되는 현재 아직까지 이렇다할 성과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빙그레는 한동안 신규사업에 소극적이다가 2016년부터 사업다각화를 모색해 왔다. 하지만 경영실적은 박 대표 선임 이전인 2014년 수준을 밑돌고 있다.
14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빙그레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 회사는 박 대표 선임 전인 2014년 매출액 8200억 원, 영업이익 417억 원, 당기순이익 376억 원을 기록한 이후 계속해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빙그레는 지난해 매출액 8507억 원으로 2014년 이후 처음으로 최고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387억 원으로 선임 전 실적을 아직 회복하지 못했고, 당기순이익은 200억 원으로 최근 4년간 최저 수준이 예상된다.
해외법인의 경우 브라질법인은 2013년 9월, 상하이법인은 2014년 8월, 미국법인은 2016년 7월 설립됐다. 연간기준 해외법인의 총 매출은 설립초기인 2014년 6억5000만 원에서 2015년 93억7000만 원, 2016년 229억으로 급격히 성장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해외법인 매출은 278억 원으로 이미 2016년 연간 매출을 넘어설 정도로 성장했다.
하지만 설립초기인 해외법인 매출규모는 국내법인의 4%에도 못미쳐 빙그레의 성장에는 아직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박 대표 선임 이후 눈에 띄는 것은 사업다각화다. 빙그레는 1992년 한화그룹에서 독립한 이후 라면 사업등을 접고 빙과와 유음료 부문에 사업을 집중해왔다. 하지만 국내 빙과 시장이 감소세를 타며 사실상 빙그레의 핵심 사업은 ‘바나나맛 우유’, ‘요플레’ 등에 의존할 수 밖에 없게 됐다. 빙그레 유음료 분야 비중은 2015년까지 50%대를 유지하다 2016년 61%까지 올랐다.
2016년 11월 바나나맛 우유를 콘셉트로 CJ올리브영과의 협업해 PB제품 화장품을 출시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이후 2017년 3월 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을 추가해 화장품, 음식식, 상표권관련 라이선스업 등 다양한 분야로의 사업다각화 길을 열어놓았다.
지난해까지 빙그레는 플래그십스토어 ‘옐로우카페’와 B2B 사업인 2016년 10월 소프트크림 아이스크림 ‘소프트랩’, 2017년 7월 새 브랜드 ‘헬로빙그레’를 통해 냉동 덮밥 등을 출시하며 간편식 시장에도 진출했다. 빙그레에 특화된 냉동 인프라를 이용한다는 전략이다.
B2B 사업인 소프트랩 매장은 지난해 말 기준 50개가 넘게 오픈해 지난해 매출 30억 원 안팎으로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헬로빙그레는 지난해 출시 후 약 8만 개가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유음료 의존도가 높은 빙그레가 해외로, 또는 유음료 부문 밖으로 사업다각화를 한 시작은 나쁘지 않다. 하지만 여전히 국내, 그리고 유음료 비중이 절대적인 빙그레는 아직까지 괄목할 만한 성적표를 받아들지 못하고 있다.
한편 데이터뉴스 인맥연구소 리더스네트워크에 따르면 박영준 대표이사 부사장은 1956년 생으로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부설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수의학과를 졸업, 1981년 빙그레에 입사했다. 박 대표는 이후 기획조정실 실장, 2006년 기획조정담당 상무, 2011년 영업담당 전무, 해외사업담당 전무 등을 거쳐 2015년 4월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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