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박시연 기자] 하나금융투자가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해외선물·옵션거래 정지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지난해 해외파생 부문 업계 1위를 기록했던 하나금융투자의 실적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7일 업계에 따르면 CME는 하나금융투자를 통한 해외선물·옵선거래를 60일간 중지한다고 통보했다. 이로 인해 하나금융투자 이용자들은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한 CME 선물·옵션 상품 신규 주문이 불가능한 상태다. 다만 하나금융투자 해외증권실 전화를 통한 매도 주문은 가능하다.
CME가 문제 삼고 있는 부분은 크게 두가지다.
하나금융투자는 CME가 진행한 고객 계좌 관련 조사에서 불완전하고 부정확한 정보를 제공했다. 또 고객 거래 기록 집계를 CME의 옴니버스 계좌 청산원칙인 그로스(Gross) 방식이 아닌 네트(net) 방식으로 진행했다는 점이다.
거래 정지 기간은 지난달 22일부터 오는 7월20일까지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투자의 실적에도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투자는 타 증권사에 비해 해외 선물 거래가 규모가 크다. 하나금융투자의 해외 선물 거래 규모는 지난 2016년 이후 2년간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의 지난해 기준 해외 파생상품 수탁 수수료 수익은 275억 원에 달한다. 게다가 하나금융투자 해외 선물 거래의 90%가 CME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거래 정지 기간(60일) 동안 수수료 수익의 급감은 물론 이용자 이탈 역시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나투자금융의 해외파생상품 거래 수수료가 타 증권사에 비해 낮게 책정돼 있지만 이번 정지 처분이 이용자와의 신뢰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해 초 연임에 성공한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에게도 큰 난제가 될 전망이다.
이 대표는 지난 2016년 3월 취임해 올해 3월 1년 연임에 성공했다. 임기가 내년 정기주총까지로 정해져 있는 만큼 뚜렷한 경영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상태다. 특히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이익이 직전년도 동기(169억 원) 대비 171% 증가한 458억 원을 기록해 괄목할 만한 실적을 이룬 상태에서 CME의 정지처분은 더 뼈아플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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