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서기석 레드글로브 대표, "드라마 같은 현장, 신뢰로 버팁니다"

연평균 매출 10% 이상 성장하는 이벤트 전시분야 '샛별'

▲ 서기석 레드글로브 대표

  

[데이터뉴스=임윤규 기자] 2016417. 경기도 이천에서는 300여 판매자가 모인 거대한 '플리마켓(벼룩시장; 중고 장터)'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명품과 고가 소비재를 주로 판매하는 롯데백화점이 이색 문화행사의 일환으로 개최한 초대형 벼룩시장 행사였다유명 연예인은 물론 판매자와 소비자, 관광객까지 몰려들면서 행사 참여인원은 줄잡아 1만2000명에 달했다  

이 행사를 열기 위해 그동안 밤낮으로 뛰어다녔던 서기석 레드글로브 대표는 뿌듯한 표정으로 5000(1500)에 펼쳐진 100여개의 거대한 판매텐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전체 이벤트 기획부터 판매대 안의 작은 시설 설비까지 하나하나 서 대표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었다. 누적된 피로로 인해 입술이 터지고 눈은 따끔거렸지만, 이정도의 거대한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는 만족감이 피곤을 이겼다

하지만 예측하기 어려운 봄 날씨가 심술을 부렸다. 강풍이 불고 비가 쏟아지더니 급기야 야외에 설치해 놓은 텐트와 구조물들이 쓰러지기 시작했다. 행사 참관객들의 안전마저 우려되는 순간이었다.

서 대표는 안전한 행사 마무리를 위해 1500평 규모 행사장을 '이동'하기로 결심했다. 행사 주체인 롯데백화점 측과 신속하게 협의해 안전한 실내공간을 확보하고, 행사장소 변경에 대한 안내물 고지와 이용자 응대를 진행했다. 무너지고 젖은 행사 구조물은 단 1시간여 만에 레드글로브가 모두 철거 조치했다. 그리고 롯데백화점의 '초대형 플리마켓 행사'는 성공적으로 막을 내릴 수 있었다

이날 행사의 '해프닝'은 롯데백화점 측에서도 손에 꼽히는 위기극복 사례였다. 롯데쇼핑은 그해 말 진행한 '위기극복 우수사례'로 이천 플리마켓 행사를 선정할 정도로 성공적인 행사로 평가했다

서 대표는 "그동안 크고 작은 이벤트를 진행해왔지만 그 때처럼 진땀이 나던 순간은 없었던 것 같다"면서 "오랜 현장 경험과 레드글로브의 노하우로 현장의 위기상황을 극복했던 것이 우리에게는 마치 '각본 없는 드라마'처럼 짜릿했던 순간"이라고 회상한다.

레드글로브는 광고, 이벤트, 전시 등을 기획·진행하는 기획사다. 서 대표는 지난 2011년 레드글로브를 창업해 7년째 운영하고 있다

서 대표는 1995년 이엑스(당시 쌍방울그룹 광고대행사)에서 무주리조트 비수기활성화 프로모션을 시작으로 고양꽃박람회, 경주문화엑스포등을 기획, 진행했으며 이후 20여년간 대홍기획(롯데그룹 광고대행사)과 롯데건설 (문화이벤트 담당)등에서 다양한 문화행사와 기업세일즈 프로모션의 책임업무를 역임했다

그런 그가 안정적인 대기업을 박차고 나온 이유는 '내 손으로 직접 이벤트 프로모션 현장을 제작하고 싶다'는 열망 때문이다. 서 대표는 이벤트 프로모션으로 기업의 평가가 달라지고 이미지가 확 바뀔 수 있다고 믿는다

실제 우리나라에서 이벤트 프로모션이라는 개념이 통용되기 시작한 것은 1988년 서울올림픽과 1992년 대전엑스포를 거치면서다. 이 때부터 이벤트프로모션은 국가나 지역발전에 중요한 관광산업, 문화산업으로 새롭게 인식됐다. 기업 입장에서도 매출증대를 위한 판촉 마케팅 뿐아니라 기업이미지 제고와 사회공헌에 활용되기도 한다

서 대표는 "인쇄매체나 TV 등 매스미디어를 통해 이미지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 인식율이 크게 떨어지고 효율성도 매우 낮다"면서 "하지만 이벤트 프로모션은 이용자가 직접 현장에서 보고, 듣고, 느끼는 '대면 교감''쌍방향 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통매체는 기본적으로 일방향이며 사물과 인간의 접촉이라는 한계를 가지고 있지만, 최근 성장을 계속하고 있는 BTL은 사람과 사람이 직접 만나 교감을 나누는 '대면 교류'의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이벤트 프로모션은 매스미디어 등을 통한 마케팅의 보조수단으로 인식되기 일쑤다. 하지만 서 대표는 '잘 치러낸 행사 하나가 열 광고 부럽지 않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그가 믿는 '현장의 힘' 때문이다.  그는 "최근엔 기업들이 단순히 상품소개나 홍보 목적이 아니라 사회공헌, 지역사회와의 교류 등 공익적 성격의 이벤트 프로모션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에 현장의 중요성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면서 "레드글로브 역시 그같은 부분을 극대화 해 각종 행사들을 기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레드글로브는 창립 7년차 기업이지만 2011년 창업과 함께 서 대표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롯데그룹의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하이마트, 롯데몰 등 롯데 유통부문 이벤트프로모션을 도맡았다이후 대림산업, 롯데건설 등의 건설분야와 메디힐, 동인비, 경동제약등 헬스케어 부분, 그리고 한우자조금, 국립중앙치매센터, 경기도교육청, 한우자조금 등 공공분야의 이벤트 프로모션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매출 역시 매년 10% 이상씩 성장하면서 탄탄한 내실을 자랑한다. 서 대표는 "이벤트프로모션은 다른 업에 비해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아 한 해에도 수많은 기업이 신규 진입하는 시장"이라면서 "이런 시장에서 7년 넘게 사업을 운영하며 성장 가도를 달릴 수 있었던 것은 직원과의 신뢰, 고객과의 신뢰를 무엇보다 중요시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레드글로브는 모든 예산과 비용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공개한다. 현장에서 흔히 쓰이는 '현금지불과 이를 통한 탈세'도 레드글로브는 철저히 배격한다. 서 대표는 "너무나 당연한 기업의 책무이지만, 모든 세금을 투명하게 신고하고 납부하고 있다"면서 "내부 시스템을 직원과 고객에게 모두 공개하고 이를 통해 예산을 투명하게 운영하다보니, 직원들도 회사를 믿고 헌신적으로 일하며 고객도 레드글로브에 대한 신뢰가 높아져 더 많은 기획을 맡기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협력사 인건비와 소모성 경비도 우선적으로 지급해 이에 대한 피해가 없도록 관리하고 있으며, 협력사가 원하면 비용 청구 현황을 언제든 확인할 수 있다"면서 "이 약속은 창업이래 한번도 어긴 적이 없는데, 이같은 작은 약속들이 쌓여 레드글로브의 신뢰를 높여주는 요인이 됐다"고 강조했다이어 서 대표는 "레드글로브는 우리나라 이벤트 프로모션의 성장방향에 발맞춰 사업영역에서 다양한 시도를 해나갈 예정"이라며 "차후 중국, 동남아시아 등 해외사업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mathing@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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