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글로벌로지스, 알짜 인수하고도 수익성 악화일로

롯데그룹, 현대로지스틱스 지분 인수 이후 영업이익 적자 지속…합병해도 갈 길 멀어

[데이터뉴스=이루비 기자]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수익성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롯데그룹 편입이후 실적악화를 거듭하더니 결국 2017년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고, 올해 3분기에는 적자 폭을 더 키웠다.

28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3분기 누적기준으로 -155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7년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81억 원으로, 올해 적자규모를 더 키운셈이다.

2017년 3분기 누적 매출은 1조3357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1조1956억 원보다 11.7% 상승했다. 그러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1조3197억 원으로, 1.2% 소폭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2016년에 적자로 전환됐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3분기 누적 기준 당기순이익은 2016년 -45억 원, 2017년 -103억 원, 2018년 -208억 원으로 적자 폭이 지속해서 커지고 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적자로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수익성 지표가 악화된 시기는 롯데그룹에 편입된 시기와 맞물린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1988년 6월, 현대그룹 자회사로 설립됐다. 현대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겪자 2014년 9월, 일본계 금융회사 오릭스가 설립한 사모펀드 오릭스PE에 팔렸다.

당시 롯데그룹은 오릭스PE와 함께 롯데글로벌로지스 인수를 위해 설립된 ‘이지스일호’의 주요주주로 참여했다. 이지스일호의 지분율은 오릭스PE 35%, 롯데그룹 35%, 현대상선 30%로 구성됐다.

이후 2016년 12월 롯데그룹은 계열사를 동원해 오릭스PE로부터 롯데글로벌로지스 지분을 모두 인수했다. 그리고 같은 달 현대로지스틱스에서 롯데글로벌로지스로 사명을 변경했다.

롯데그룹은 현대로지스틱스 인수 당시 택배업 진출을 본격화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했다. 기존에 롯데로지스틱스라는 물류 계열사가 있음에도 롯데글로벌로지스를 인수한 까닭이다.

또한 2016년말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롯데그룹에 편입될 때부터 업계에서는 롯데로지스틱스와의 합병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마침내 롯데그룹에 편입된 이후 악화일로를 걷던 롯데글로벌로지스(존속법인)는 지난달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던 롯데로지스틱스(소멸법인)와의 합병계약을 체결했다.

일각에서는 롯데글로벌로지스와 롯데로지스틱스가 손을 잡은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

주요 골자 중 하나는 주주 현황과 관련해 양 사가 다른 상황에 처해있다는 것이다.

롯데로지스틱스는 롯데그룹 계열사의 지분율이 95%를 초과해 상대적으로 통합을 위한 절차가 간단하다. 그러나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 5월 기준으로, 롯데그룹이 롯데글로벌로지스 인수를 위해 설립한 사모펀드 엘엘에이치의 지분율이 31.11%에 달한다.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보유한 지분은 58.86%에 불과하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롯데그룹 계열사 외에 주주로 참여한 이들의 동의를 구해야 하므로 합병 절차가 복잡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각 사는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얻고 채권자보호절차 등을 문제없이 거쳐야 내년 3월부로 새로운 이름의 통합법인을 출범할 수 있다.

또 다른 골자는 두 회사가 합병함으로써 매출이 많이 증가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다.

두 회사의 합병공시를 살펴보면, 롯데로지스틱스는 연결 기준으로 올 3분기 누적 매출액의 약 71%를 차지하는 코리아세븐과 바이더웨이에 대한 벤더 사업을 영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합병을 계기로 물류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롯데로지스틱스는 매년 코리아세븐·바이더웨이와 연간 용역계약을 맺고 구매대행 사업을 진행했다. 롯데로지스틱스의 매출은 상품매출과 용역매출로 나뉘는데, 상품매출의 약 94%는 편의점 업체의 구매대행이 차지할 정도다.

롯데로지스틱스의 벤더 사업 중단으로 인해 새 통합법인은 사업구조를 재편해야 하는 부담도 떠안게 됐다는 지적이다.

한편 2017년 기준으로 롯데로지스틱스의 연간 매출액은 3조3723억 원,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연간 매출액은 1조7593억 원이다. 단순 합산을 하면 롯데그룹의 통합 물류법인 외형이 대략 5조1316억 원으로 집계된다.

그러나 롯데로지스틱스 벤더 사업 중단이라는 특수 상황을 가미할 경우, 연결 기준 매출액 중 코리아세븐(2조2240억 원)을 제하면 매출이 2조9076억 원에 불과할 전망이다.

ruby@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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