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이윤혜 기자] 취임 일년 째에 접어든 이영호 삼성물산 사장과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이 각기 다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삼성물산은 지난 해 말 기준, 매출액·매출총이익·영업이익 등 수익성 지표가 모두 2017년 대비 상승한 데 반해, 현대건설은 모든 지표가 하락했다.
두 CEO는 작년 1월 임기를 시작했다는 점과 각각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에서 CFO를 지낸 '재무통'이라는 공통점이 있어 경영 실적 추이에 관심이 쏠렸다.
8일 데이터뉴스가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4분기 누적 영업실적(잠정)을 분석한 결과, 현대건설은 매출액·매출총이익·영업이익 등의 수익성 지표가 모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누적 기준 매출액과 매출총이익은 각각 16조7310억 원, 1조6610억 원으로 직전년 동기(16조8870억 원, 1조7790억 원) 대비 0.9%, 6.6%씩 감소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 역시 9860억 원에서 8400억 원으로 14.8%나 쪼그라들었다. 이에 대해 현대건설은 "지난해 해외현장 준공 등으로 매출이 감소하고 잠재 손실을 선반영한 결과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신규수주액 역시 19조340억 원으로 전년도 21억7140억 원 대비 12.3%나 줄었다. 해외 부문이 6조7534억 원에서 7조848억 원으로 4.9% 증가한 데 반해, 국내 부문이 21조7136억 원에서 19조339억 원으로 12.3%나 감소한 영향이다.
이에 반해, 같은 기간 삼성물산의 매출액과 매출총이익은 각각 12조1190억 원, 1조2790억 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11조9830억 원, 1조10억 원) 대비 1.1%, 29.6%씩 상승한 수치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5010억 원에서 7730억 원으로 54.3%나 급상승했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은 "수익성 중심 전략에 따라 수주한 프로젝트 매출이 본격화되면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신규수주액도 2017년 10조5110억 원에서 2018년 10조6680억 원으로 1570억 원(1.5%) 늘었다. 국내 부문이 7조3180억 원에서 5조6390억 원으로 22.9% 감소했으나, 해외 부문이 3조1930억 원에서 5조290억 원으로 57.5%나 급증했다.
매출총이익과 영업이익을 매출액으로 나눈 매출총이익률, 영업이익률에서도 두 회사 간의 실적이 갈렸다.
2018년 기준 현대건설의 매출총이익률은 전년 동기(10.5%) 대비 0.6%포인트 하락한 9.9%에 그쳤다. 반면 삼성물산의 매출총이익률은 8.4%에서 10.7%로 2.3%포인트나 늘었다.
영업이익률 역시 삼성물산이 앞섰다. 2018년 4분기 누적 기준 현대건설의 영업이익률은 5.0%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5.8%) 대비 0.8%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삼성물산은 4.2%에서 6.4%로 2.2%포인트 상승했다.
매출총이익률과 영업이익률은 2017년 4분기 기준 현대건설이 삼성물산을 앞섰다. 하지만, 2018년에는 순위가 뒤바뀌며 박 사장은 체면을 구겼다.
한편, 데이터뉴스 인맥연구소 리더스네트워크에 따르면 이 사장은 1959년,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숭문고·고려대 경영학을 졸업했다. 1985년 삼성전관(현 삼성SDI)에 입사, 2003년 삼성SDI 상무, 2005년 삼성 기업구조조정본부 상무, 2006년 삼성 전략기획실 상무, 2010년 삼성 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 전무, 2012년 삼성물산 건설부문 경영지원실장·부사장, 2015년 삼성물산 최고재무책임자(CFO), 건설부문 경영지원실장을 거쳐 2018년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박 사장은 1962년 경상남도 진주 출생으로 진주고·서강대 경영학을 졸업했다. 1988년 현대건설에 입사 후 1999년 현대자동차로 자리를 옮겼다. 2008년 현대자동차 상무, 현대자동차 재무관리실장, 2010년 현대자동차 전무, 현대자동차 재경사업부장, 2011년 4월 현대건설 재경본부장 전무, 2011년 12월 현대건설 재경본부장 부사장을 거쳐 2018년 1월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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