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일 현대제철 대표가 힘겨운 출발선에 섰다. 원재료 가격 상승 부담으로 1분기 기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하락했고, 주요 수요산업인 자동차 강판 가격 협상 역시 현대‧기아차와 아직 매듭짓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안 대표는 출발부터 경영능력을 확인시켜야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안 대표는 포스코에 입사해 30년 넘게 포스코 맨으로 활동해오다, 지난 3월 현대제철 새 사령탑으로 영입됐다.
15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현대제철의 연결재무제표기준 영업실적을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기준 현대제철의 매출액은 5조715억 원으로 전년 동기(4조7861억 원) 대비 6.0% 증가했다. 매출이 증가했음에도 불구,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모두 하락했다.
1분기 기준 영업이익은 2124억 원, 당기순이익은 1140억 원으로 전년 동기(2935억 원, 1770억 원) 대비 각각 27.6%, 35.6%씩 급감했다.
이에 대해 현대제철은 "일부 수요사업 개선 및 판매단가 상승에 따라 매출액은 증가했지만, 가격 상승 부담으로 손익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최근 주요 수요산업인 조선·자동차 업계와 후판, 강판 가격 협상에 나섰지만 지지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현대·기아차와 자동차 강판 가격을 놓고 수개월째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현대제철이 강판 공급가격을 인상하고자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지난 1월 브라질 광산회사 발레(Vale)에서 일어난 댐 붕괴 사건을 시작으로 3월 호주에서는 사이클론이 광산 회사 리오틴토(Rio Tinto)의 광산을 덮친데다 주요 철광석 수출항인 케이프 램버트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등 잇따른 재해가 철강시장을 강타했다.
이에 발레, 리오틴토, BHP 대형 광산회사들이 모두 생산 및 수출에 차질을 빚어 철광석 가격이 올해 1분기 기준 톤당 82.13달러로 치솟았다. 전년 동기(톤당 74.33달러) 대비 10.5%나 상승한 수치다.
그러나 현대‧기아차의 입장도 강경하기는 마찬가지다. 3월15일과 3월22일에 걸쳐 진행된 현대‧기아차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각 사 대표는 올해 핵심 키워드로 '신차·중국·원가절감' 등을 내놓으며 자동차 강판 가격 인상의 가능성을 낮췄다.
이에 따라, 안동일 대표는 하반기 실적반등을 위해 자동차 강판 가격 인상을 성공시켜야 하는 과제를 맡았다. 즉, 자동차 강판 가격 인상이 안 대표에게는 첫 경영 시험대로 작용하는 것이다.
한편, 데이터뉴스 인맥연구소 리더스네트워크에 따르면 안 대표는 1959년생으로 부산대 생산기계공학, 맥길대 경영학 석사를 졸업했다. 1984년 포스코의 전신인 포항종합제철에 입사한 후, 2005년 포스코 포항제철소 설비기술부 부장, 2010년 포스코 광양제철소 설비담당 부소장, 2015년 제11대 포스코 광양제철소 소장, 2015년 포스코 부사장, 2017년 제20대 포스코 포항제철소 소장을 거쳐 2019년 3월 현대제철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