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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CEO 임기 만료를 앞두고, 연임과 교체 사이에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재임 중 실적 등 경영성과가 엇갈리면서, 실적이 나빠진 은행은 하반기 반등을 모색하는 모습이다.
4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공시된 국내은행 19곳의 행장 임기를 조사한 결과, 오는 9월 케이뱅크에서 시작해 내년 3월까지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 IBK기업은행, 부산은행, 경남은행, 제주은행 등 7곳의 은행장 임기가 만료된다. 전체 19곳 중 27.1%인 7곳이다.
가장 먼저 행장 임기가 만료되는 곳은 케이뱅크다. 지난 2016년 9월 취임한 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은 오는 9월 임기가 끝난다.
심 은행장은 1964년생으로 임기 만료를 앞둔 7곳의 행장 가운데 나이가 가장 젊다. 대구 출신이며,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통신으로 입사했다. 이후 2010년 KT 비서실장 상무, 2013년 KT시너지경영실잘 상무, 2016년 KT이엔지코어 경영기획총괄 전무 등을 거쳐 케이뱅크의 수장으로 취임했다.
일단 케이뱅크의 실적만 놓고 보면 연임 가능성이 불투명하다. 올해 1분기 케이뱅크의 영업수익 규모는 215억 원으로 직전년도 동기(136억 원) 대비 57.3%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 규모는 -188억 원에서 -241억 원으로 오히려 적자 규모가 52억 원 확대된 상태다. 당기순이익 규모도 -188억 원에서 -241억 원으로 52억 원가량 증가했다.
게다가 케이뱅크는 유상증자 일정이 두차례 연기됨에 따라 주요 신용대출 상품의 판매가 중단되는 등 난항을 겪고 있다. 케이뱅크는 KT가 대주주가 되는 전제로 5900억 원의 유상증자를 계획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KT의 공정거래 위반 혐의 등으로 유상증자 규모가 412억 원까지 감소했다. 그나마 6월20일 납입될 예정이었던 주금이 6월 20일에서 7월15일로 두차례 연기되면서 실적 악화가 이어지고 있는 상태다.
허인 KB국민은행장도 오는 11월 임기가 만료된다. 1961년생인 허인 행장은 대구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1998년 한국장기신용은행으로 입행한 인물이다. 2008년 KB국민은행 신림남부지점 지점장, 2013년 KB국민은행 여신심사본부 상무, 2014년 KB국민은행 경영기획그룹 전무, 2016년 KB국민은행 영업그룹 부행장 등을 역임하다가 지난 2017년 11월 KB국민은행장으로 취임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영업수익 규모는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감소한 상태다. 올해 1분기 기준 KB국민은행의 영업수익 규모는 5조1959억 원으로 전년 동기(3조9743억 원) 대비 30.7%, 1조2215억 원가량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 규모는 8069억 원에서 7792억 원으로 3.4%, 당기순이익 규모는 6824억 원에서 5751억 원으로 15.7% 감소했다. 이같은 순익 감소는 지난해 1181억 원가량 발생했던 영업외손익이 올해 -2억 원으로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이대훈 NH농협은행장과 김도진 IBK기업은행장도 오는 12월 임기가 만료된다. 두 행장 모두 실적 개선을 이뤄내면서 경영 능력을 입증받은 상태다.
이대훈 행장은 1960년 경기도 포천 출신으로 농협중앙회로 입행해 2016년 NH농협은행 서울영업본부 본부장, 2016년 농협협동조합중앙회 상호금융 대표이사 등을 거쳐 지난 2017년 12월 NH농협은행 은행장으로 취임했다. 이미 한차례 연임에 성공한 이대훈 행장은 올해 1분기 농협은행의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4700억 원) 대비 22.3% 증가한 5749억 원까지 끌어올리며 또 한번 경영 능력을 입증 받았다.
김도진 IBK기업은행 행장은 1959년 경북 의성 출신으로 단국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5년 기업은행으로 입행한 인물이다. IBK기업은행의 경우 기획재정부가 53.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정부의 입김이 작용한다. 그러나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을 시작으로 권선주 전 행장, 김도진 행장에 이르기까지 약 9년간 내부 출신 인사가 행장에 선임되면서 안정화를 이뤘다는 평가다.
김도진 행장의 실적 개선 공로 역시 크다. 올해 1분기 IBK기업은행의 영업수익 규모는 3조9865억 원, 영업이익 규모는 6422억 원, 당기순이익은 483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5%, 3.8%, 3.9%씩 증가했다. 정부가 가진 지분만큼, 확실한 배당을 챙겨줬다는 평가다.
BNK금융지주 계열사인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역시 은행장 임기가 오는 3월 만료된다.
빈대인 행장이 이끄는 부산은행은 실적이 크게 감소된 상태다. 부산은행의 올해 1분기 기준 영업수익 규모는 7327억 원으로 전년 동기(7456억 원) 대비 17%, 128억 원 줄어든 상태다. 영업수익과 당기순이익 규모도 각각 12.3%, 16.4%씩 줄어든 1553억 원, 1130억 원에 그쳤다.
빈대인 행장은 1960년 부산 출신으로 경성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부산은행으로 입행한 인물이다. 2006년 부산은행 비서팀 팀장, 2014년 부산은행 북부영업본부 본부장, 2016년 부산은행 미래채널본부 부행장, 2017년 부산은행 은행장 직무대행 등을 거쳐 지난 2017년 9월 부산은행 은행장으로 선임됐다.
같은 달 임기가 만료되는 황윤철 경남은행장 역시 악화된 경영실적이 연임에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기준 경남은행의 영업수익 규모는 4005억 원으로 직전년도 동기(3999억 원) 대비 0.2% 늘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 규모는 876억 원에서 780억 원으로 10.9%, 당기순이익 규모는 662억 원에서 623억 원으로 5.9% 줄었다.
특히 경남은행의 경우 금융당국이 실시한 대출금리 산출 현황 검사 결과에서 금리 입력 오류로 가계자금 대출에 이자가 과다하게 부과된 사실이 적발된 상태다.
서현주 제주은행장 역시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제주은행은 행장 임기가 만료되는 지방은행 3곳 가운데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올해 1분기 기준 제주은행의 영업수익 규모는 588억 원으로 전년 동기(533억 원) 대비 10.3%, 518억 원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규모 역시 각각 32.3%, 27.6%씩 증가한 92억 원, 69억 원을 기록했다.
서현주 행장은 1960년 부산 출신으로 부산상업고를 졸업한 인물이다. 2012년 신한은행 마케팅지원그룹 부행장보, 2014년 신한은행 영업추진그룹 부행장, 2016년 신한은행 개인그룹 부행장 등을 거쳐 지난 2018년 3월 제주은행장으로 취임했다.
박시연 기자 si-yeon@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