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그룹의 지주사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 브랜드 사용료를 대폭 낮췄다. 한국타이어그룹은 국내 그룹 지주사 중 브랜드 사용료 부과 기준이 가장 높고 매출에서 차지하는 브랜드 사용료 비중도 유독 높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6일 데이터뉴스가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 공시한 ‘특수관계인과의 내부거래’를 분석한 결과, 이 회사는 계열사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와 2020년도 브랜드 사용료 계약을 체결하면서 거래금액 책정을 위한 기준 요율을 0.25%p 낮췄다.
‘한국타이어’, ‘HANKOOK TIRE’ 등의 브랜드를 소유한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이를 사용하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와 매년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브랜드 사용료를 받고 있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그동안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매출에서 광고선전비를 제한 금액의 0.75%를 브랜드 사용료로 받아왔다. 하지만, 2020년도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면서 브랜드 사용료 책정 요율을 0.5%로 낮췄다. 새로운 책정 기준에 따라 2020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1년간 브랜드 사용료는 348억3100만 원으로 정해졌다.
이는 그동안 부과해온 브랜드 사용료보다 크게 낮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에서 최근 3년(2016~2018년)간 연 평균 486억1500만 원의 브랜드 사용료를 받았다. 2020년 브랜드 사용료는 이보다 137억8400만 원 적은 금액이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 그동안 적용해온 브랜드 사용료 기준은 국내 주요 그룹사 중 최상위권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주요 그룹 브랜드 사용료 현황을 보면, 대부분의 지주사가 매출에서 광고선전비를 제한 금액의 0.1~0.4%를 받고 있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는 매출에서 브랜드 사용료가 차지하는 비중도 가장 높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2018년 매출(748억7400만 원, 별도 기준) 대비 브랜드 사용료 비중은 65.7%로, 공정위가 발표한 주요 그룹 2018년 기준 매출 대비 브랜드 사용료 비중 1위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이 같은 브랜드 사용료 책정에 대해 총수 일가 지분이 많은 지주사에 과도하게 유리하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총수인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 23.59%, 장남인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 19.32%, 차남인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사장 19.31%, 차녀인 조희원씨 10.82%를 비롯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73.92%에 달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 브랜드 사용료 규모를 크게 줄인 것에 대해 좋지 않은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적절한 절차에 따라 조정한 것으로 여론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관계자는 “외부 전문기관에서 평가한 결과에 따라 이사회에서 정한 것으로, (브랜드 사용료 기준이 높다는) 여론과는 상관없다”며 “매년 전문기관이 적절한 브랜드 가치를 평가하기 때문에 새로운 브랜드 사용료 기준이 계속 적용될지는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