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대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어느 지역 출신이 당선될 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과거 정권에 따라 영남 또는 호남출신이 ‘복심’논란과 함께 회장에 당선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문재인 정권에서는 비교적 ‘불간섭’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 포스코와 KT 최고경영자(CEO)처럼 낙하산논란은 없을 전망이다. 농협중앙회는 31일 서울 중구 서대문 농협중앙회 대강당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하에 회장 선거를 실시할 예정이다.
29일 데이터뉴스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개한 제24대 농협중앙회장 선거 후보자등록 상황을 분석한 결과, 현재 10명이 등록을 마치고 막판레이스를 벌이고 있다.
호남출신으로는 문병완(61·보성농협조합장) 유남영(64·정읍농협조합장)후보가 나섰고, 영남에서는 강호동(56·경남합천율곡농협조합장) 천호진(57·전 농협북대구공판장 사장) 최덕규(69·전 경남합천가야농협조합장)후보, 경기도에서는 이성희(70.낙생농협조합장) 임명택(63·전 화성비봉농협외 4개조합지도부장) 여원구(72·양서농협조합장)후보, 충청권에서는 김병국(68·전 서충주농협조합장) 이주선(68· 송악농협조합장)후보가 레이스에 참여했다.
회장 선거 대의원수는 292명으로 지역별로는 경북·대구 49, 경기 43, 경남·부산·울산 41명, 충남·대전 39명, 전남·광주 36명, 전북 27명, 강원 24명, 충북 16명, 인천 7명, 제주 6명, 서울 4명으로 분포돼 있다.
각 후보들은 자신의 연고지를 중심으로 표밭갈이에 나서고 있으며, 합종연행도 모색하고 있다. 1차 투표에서는 과반수 득표가 거의 나오지 않는 만큼 합종연행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다자구도에서는 1차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후보가 절대적으로 유리함에 따라 기선제압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실제 지난 2016년 선거에서 1차 투표 때 과반 획득후보가 나오지 않아 2차 투표에 들어간 결과 2위였던 김병원 후보가 3위 표를 대거 흡수해 '막판 뒤집기'에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공동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피소되어, 현재 재판이 상고심에 계류 중이다. 지난 2007년 이명박 정권 당시에는 1차 투표 2위였던 최원병 후보가 3위후보의 지원을 얻어 당선됐다. 또 2011년 선거에서는 막판에 약체 후보가 포기선언을 함에 따라 최원병 회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투표 D-2인 현재 선거구도는 이성희 후보와 유남영 후보가 대의원사이에 주로 거론되는 양상이다.
이성희 후보는 직전 선거에서 1위를 한 경험이 있고, 농협중앙회 이사경력은 물론 농협중앙회 서열 2위로 평가받고 있는 상근직 감사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 지역적으로도 명분론과 동정론이 함께 공존하고 있다. 많은 대의원수를 가졌음에도 한 번도 회장을 배출하지 못했다는 중부권 대망론과 지난번 1차투표에서 1위를 했음에도 결선투표에서 밀렸다는 동정론이 함께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김병원 전 회장과 광주대학교 동문인 유남영 후보 역시 유력한 주자로 부상하고 있다. 김 전 회장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복심’논란까지 일고 있다. 호남출신 이점이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관심이다. 특히 유남영 후보는 정당가입 경력 등 정치색이 짙어 감점이 될 수도 있다. 민주평화당 창당발기인과 함께 지난 지방자치선거에서는 국민의당 소속으로 정읍시장선거에 도전했다 떨어진 경험이 있다.
이외 젊은 패기로 출사표를 던진 기호 2번 강호동 후보와 최다선 중앙회이사의 관록을 내세운 기호 9번 이주선후보, 농업경영인으로 잔뼈가 굵고 전남권 단일화에 성공한 기호 5번 문병완 후보 등이 다크호스로 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강호동 후보 역시 새누리당 합천당원협의회 수석부회장을 맡은 바 있어 정치색이 짙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농협 관계자들은 "농협경영은 정치적 중립이 절실히 필요한 조직"이라며 "자칫 농협경영이 정치화의 소용돌이에 좌초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병원 회장은 오는 4월 총선출마를 위해 지난해 12월 16일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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