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와 정부를 이끄는 핵심 리더들은 영남 출신, 특히 부산·경남(PK) 출신이 초강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의 출신대학은 서울대 쏠림이 강화되면서 ‘SKY’(서울대·연세대·고려대)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다.
24일 데이터뉴스가 문재인 정부 집권 4년차를 맞아 정부부처 장관 등 중앙행정기관장 52명과 30대 그룹 상장 계열사 대표이사 260명을 전수조사한 결과, 경상남북도와 부산, 대구를 포함한 영남지역 출신이 35.5%로 집계됐다.
◆출신지역=이번 조사에서 영남지역 출신은 72명으로, 출신지가 파악된 203명의 3분의 1을 넘었다. 영남지역 내에서는 PK 출신이 TK 출신보다 2배 많았다. 부산(19명, 9.4%)·경남(29명, 14.3%)을 포함한 PK 출신이 48명(23.7%), 대구(11명, 5.4%)·경북(13명, 6.4%)을 합친 TK 출신이 24명(11.8%)이었다.
이어 서울 출신이 71명으로, 35.0%를 차지했다. 전라남북도와 광주를 포함한 호남지역 출신은 20명(9.8%), 충청남북도와 대전을 합친 충청지역 출신은 17명(8.3%)으로 집계됐다.
출신지 분포는 30대 그룹 상장사 CEO와 중앙행정기관장이 차이를 보였다. 30대 그룹 CEO의 출신지는 서울(40.4%)이 1위로 집계됐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구광모 LG 회장, 조원태 한진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 등 젊은 총수들도 서울 출신이 많았다. 이어 영남 출신(37.1%)이 근소한 차이로 2위를 기록했다.
반면, 중앙행정기관장은 영남 출신이 30.8%로 가장 많았다. 영남지역 내에서는 PK(11명, 21.2%)가 TK(5명, 9.6%)보다 2배 이상 많았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부산),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경남 창녕) 등이 PK 출신이다.
30대 그룹 CEO 출신지 4위인 호남은 중앙행정기관장 출신지 2위(23.1%)에 올랐다. 특히 30대 그룹 CEO 출신지 비중이 1.3%(2명)에 그친 전북은 중앙행정기관장의 경우 11.5%(6명)로 급등했다.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전북 전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전북 정읍) 등이 전북 출신이다.
◆출신고교=경복고와 경기고가 각각 13명(5.5%)을 배출해 공동 선두를 이뤘다.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 차정호 신세계 사장 등이 경복고를, 진영 행정자치부 장관, 권영수 LG 부회장 등이 경기고를 졸업했다.
이어 허태수 GS 회장, 강희태 롯데쇼핑 부회장 등이 나온 중앙고가 6명(2.5%)으로 3위에 올랐고, 서울고, 진주고, 마산고, 대동고가 각각 5명, 경북대사대부고, 보성고, 경동고, 충암고가 각각 4명을 배출했다.
30대 그룹 CEO와 중앙행정기관장을 3명 이상 배출한 고등학교는 총 15개로, 광주고를 제외하면 모두 서울과 영남 소재 학교다.
◆출신대학=서울대 쏠림현상이 더 뚜렷해졌다. 서울대 출신은 97명으로, 출신대학이 파악된 309명 중 31.4%를 차지했다. 지난해(26.7%)보다 4.7%p 늘어났다. 서울대 출신 비중은 30대 그룹 CEO(30.4%)보다 중앙행정기관장(36.5%)이 컸다.
서울대 출신 비중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고려대(11.8%→12.3%)와 연세대(10.1%→10.7%) 비중도 커지면서 SKY 출신이 54.4%를 기록, 절반을 넘어섰다. 지난해(48.6%)보다 5.8%p 증가했다.
서울 외 지역 대학 중 출신자가 가장 많은 곳은 부산대로, 3.9%(12명)를 차지해 5위에 올랐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사학), 최정우 포스코 회장(경제학) 등이 부산대 출신이다. 또 경북대(7명, 2.3%)와 영남대(6명, 1.9%)가 각각 9위와 10위에 올라 10위권 안에 영남권 대학 3곳이 속했다.
◆전공학과=학부기준 전공학과는 경영, 경제 등 상경계열이 강세를 보였다. 전공이 파악된 308명 중 113명(36.7%)이 상경계열 전공자로 집계됐다.
30대 그룹 CEO가 가장 많이 전공한 학과는 경영학으로, 24.0%(62명)였다. 경제학(27명, 10.5%)이 2위를 차지했다. 이어 화학공학(19명, 7.4%), 기계공학(17명, 6.6%)이 3위와 4위에 올랐다. 중앙행정기관장 전공 1위는 경제학(9명, 18.0%)이었으며, 법학과 정치외교학이 각각 6명(12.0%)으로 공동 2위에 올랐다.
◆최종학력=최종학력은 30대 그룹 CEO는 학사가, 중앙행정기관장은 박사가 가장 많았다. 30대 그룹 CEO는 49.8%가 학사였으며, 석사 36.7%, 박사 13.5%였다. 반면, 중앙행정기관장은 박사(46.2%)가 가장 많고, 석사(34.6%)와 학사(19.2%)가 뒤를 이었다.
◆여성비율=30대 그룹 CEO와 중앙행정기관장 중 여성은 15명으로 4.8%를 기록했다. 30대 그룹 상장사 여성 CEO 비율은 0.8%, 여성 중앙행정기관장 비중은 25.0%로 차이가 컸다. 30대 그룹 상장사 여성 CEO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최진희 스튜디오드래곤 부사장 등 2명에 그쳤다. 여성 중앙행정기관장은 장관 6명을 비롯해 총 13명으로, 1년 전보다 3명 늘었다.
◆평균연령=59.4세로 집계됐다. 30대 그룹 CEO는 59.1세, 중앙행정기관장은 60.5세로, 중앙행정기관장이 1.4세 많았다.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과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이 82세로 30대 그룹 CEO 중 나이가 가장 많고, 최연소 CEO는 38세인 이우선 유니온머티리얼 부사장이다. 중앙행정기관장 중에는 74세인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의 나이가 제일 많고, 52세인 김현준 국세청장이 최연소다. 장관 중에는 56세인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가장 젊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