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공공기관 민원문서 개인정보 노출 심각

공공기관에서 발급하는 민원문서에 대한 시각장애인의 접근성이 낮고 개인정보 노출문제가 심각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순천향대학교 박순희 교수와 김정훈(박사과정) 연구원은 최근 ‘특수교육저널: 이론과 실천’ 제21권 제1호를 통해 ‘시각장애인의 민원정보 이용실태와 요구조사’를 주제로 실시한 조사지의 문항별 기술통계 분석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발급된 문서의 정보 파악과 처리방법은 가족이나 친지를 통한 대독이 54.5%를 차지했다. 또 80.6%는 ‘타인 대독 시 개인정보 누출이 염려되지만 어쩔 수 없다’고 답했고, 그 중 25.9%는 개인정보 누출로 인한 피해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박순희 교수는 “중증시각장애인과 시청각장애인의 개인정보 누출 또는 사생활 노출의 위험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며 “전자문서 시대에 맞게 전자적 형태의 발급과 제출이 가능하도록 하고, 그 과정에서 시각장애인 스스로 읽고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전자점자가 제공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주된 정보접근 매체’는 음성(63.9%), 점자(18.5%), 화면 확대(16.7%)로 조사됐다. 점자 활용은 85.2%가 가능하며, 64.8%는 점자정보단말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중증시각장애인의 점자와 점자정보단말기 활용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시각장애인이 이용하는 민원문서와 관련, ‘전자점자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85.2%였으며, 전자점자로 제공될 경우 ‘배울 의향이 있다’는 응답(59.3%)이 ‘없다’는 응답(13.8%)을 크게 앞질렀다.

또 전자점자로 제공될 경우 개인정보 누출 방지에 주는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응답이 82.4%(매우 그렇다 50%, 그렇다 32.4%)로 집계됐다. 전자점자를 제공하는 새로운 솔루션이 확대된다면 전자점자를 사용할 의사가 있다는 응답도 76.9%에 달했다.

이번 연구의 주저자인 김정훈 연구원은 “시각장애인들이 전자점자 솔루션에 대해 알지 못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요구도 많지 않았던 것 같으며, 지금까지 민원문서가 점자로 제공되지 못한 이유는 민원문서의 정보를 실시간 점자로 변환해주는 솔루션이 없었던 탓”이라며 “다행히 최근 민원문서를 전자점자로 변환해주는 ‘이닷익스프레스’와 같은 솔루션이 개발되면서 이번 연구에서도 민원문서에 대한 점자(전자점자)의 수요를 조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보장에 관한 법률은 장애인의 정보접근과 의사소통을 위한 정당한 편의제공수단 중 하나로 점자가 명시돼 있고, 장애인이 요구할 경우 모든 법인이 그 편의수단을 제공토록 의무화하고 있다. 또 점자법에 따르면, 공공기관 등은 시각장애인이 점자를 사용해 모든 정보에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정책을 수립·시행해야 하고, 시각장애인이 요구하는 경우 일반 활자 문서를 동일한 내용의 점자(전자점자) 문서로 제공해야 한다.

한편, 민원문서 전자점자 생성 솔루션 이닷익스프레스는 2019년 중소벤처기업부 청년창업사관학교와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에이티소프트가 엠투소프트와의 협업을 통해 개발한 솔루션이다. 지난해 11월 제7회 공공데이터활용 창업경진대회 대통령상을 수상한 바 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