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사이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과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이 나란히 경영성과를 만들면서, 차기 오너 주자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두 사람은 많은 부분에서 닮은 점을 갖고 있어 더 큰 관심을 얻고 있다.
10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공시를 분석한 결과, 김동관 부사장과 정기선 부사장이 주도하고 있는 그룹 내 사업이 최근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동관 부사장은 한화그룹의 태양광 사업을 이끌고 있다. 김 부사장은 2010년 그룹에 입사한 후 한화솔라원, 한화큐셀 등 주로 태양광 관련 사업부문에서 일해 왔다.
김 부사장이 전략부문장을 맡고 있는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사업부문은 지난해 실적이 크게 상승했다. 2019년 매출 6조1503억 원을 기록, 전년(3조6228억 원)보다 69.8% 늘었다. 또 흑자로 돌아서며 2235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한화솔루션 태양광 사업의 선전은 올해도 이어져 1분기 매출 1조7397억 원, 영업이익 1009억 원을 올렸다. 각각 전년 동기보다 37.5%, 106.3% 늘었다. 1분기 회사 전체 영업이익의 63.5%를 태양광 사업부문이 책임졌다.
한동안 어려움을 겪은 태양광 사업에서 뚝심 있게 투자를 이어가며 경쟁력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한 결과, 한화그룹의 차세대 성장동력을 만드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김 부사장은 한화그룹이 공을 들이고 있는 수소사업 진출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기선 부사장이 이끄는 현대중공업그룹의 엔지니어링 서비스 계열사 현대글로벌서비스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정 부사장은 현대글로벌서비스의 주력인 선박 AS 사업을 제안한데 이어 직접 책임지고 경영하기 위해 2018년 1월 대표이사를 맡았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지난해 매출 7895억 원, 영업이익 1060억 원을 기록, 각각 전년보다 91.0%, 38.3% 성장했다. 올해 1분기에도 전년 동기보다 96.8% 성장한 2674억 원의 매출을 기록, 가파른 성장세를 잇고 있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특히 친환경 선박 개조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실적 상승폭이 커졌다.
정 부사장은 그룹의 미래 사업인 로봇사업 추진과정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해온 것으로 평가된다.
이처럼 최근 나란히 경영능력을 입증하고 있는 김 부사장과 정 부사장은 친구다. 정 부사장이 2016년 김 부사장의 조모상을 챙겼고 최근 정 부사장의 결혼식에 김 부사장이 참석할 정도로 가깝다. 장충초등학교 동기동창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의 인연이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여러 부분에서 공통점을 가진 것도 관심거리다.
둘 다 장남으로, 김 부사장은 3형제의 맏이, 정 부사장은 2남2녀 중 첫 째다. 장교로 군 생활을 한 것도 같다. 김 부사장은 공군 통역장교로 복무했고, ROTC 출신인 정 부사장은 특공연대에서 장교로 복무했다.
재벌가가 아닌 일반인과 결혼한 것도 닮았다. 김 부사장은 10년 전 한화그룹 신입사원 연수에서 만난 입사동기와 지난해 10월 결혼했다. 정 부사장은 지난 4일 교육자 집안 출신으로 알려진 배우자와 화촉을 밝혔다.
10년가량 그룹에서 일하는 동안 구설에 오르는 일 없이 경영에 전념해온 것도 두 사람의 닮은 점으로 꼽힌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