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성장 못 따라간 현대중공업 로봇사업

지난해 전 세계 시장 33% 성장...현대로보틱스, 매출·영업이익·점유율 모두 줄어


현대중공업그룹이 차세대 먹거리 사업으로 공을 들여온 로봇사업이 전 세계 로봇시장 성장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그나마 수익성도 떨어지고 있다. 지난 5월 1일 현대중공업지주에서 물적분할해 홀로서기에 들어간 현대로보틱스가 이를 극복하고 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30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공시와 현대중공업지주 IR 자료를 분석한 결과, 현대중공업지주 로봇사업은 지난해 2634억 원의 매출과 183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2018년에 비해 매출은 1.2% 줄었고, 영업이익은 27.7%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2018년 9.5%에서 지난해 6.9%로 하락했다.

이 같은 실적은 전 세계 로봇시장의 빠른 성장세와 엇갈린 모습이다. 현대중공업지주가 사업보고서에 인용한 후지경제 세계 로봇시장 분석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로봇시장은 2018년 82억8900만 달러에서 2019년 110억1000만 달러로 32.8% 성장했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지주 로봇사업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2018년 2.9%에서 2018년 2.1%로 하락했다. 순위는 6위를 유지했지만, 7위인 일본의 산업용 로봇기업 나치와의 격차가 1년 만에 2800만 달러에서 500만 달러로 줄었다.

현대중공업지주 로봇사업은 특히 지난해 말부터 수익성이 크게 나빠졌다. 현대중공업지주 로봇사업은 지난해 4분기 778억 원의 매출과 1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영업이익률이 0.1%에 그쳤다. 전년 동기에 비해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10억 원 감소했다. 

올해 1분기에는 실적이 더 나빠졌다. 매출은 397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4% 감소했고, 7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적자전환했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지주는 지난해 4분기 완성차와 디스플레이 산업 불황에 따른 투자 감소, 시장경쟁 심화, 일화성 비용 반영으로 영업이익이 줄었고, 올해 1분기는 코로나19 영향, 수주 부진에 따른 매출 감소와 고정비 증가, 가격경쟁 심화로 적자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최근 하락세를 보인 현대중공업지주 로봇사업이 물적분할해 5월 1일 설립한 현대로보틱스가 이 같은 상황을 극복하고 성장세로 돌아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로봇사업은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이 특히 공을 들이고 있는 신사업으로 알려졌다. 정기선 부사장은 2018년 세계 2위 로봇기업인 독일 쿠카그룹과 업무협약 체결에 나서기도 했다. 현대로보틱스는 정몽준 이사장과 정기선 부사장이 각각 25.8%와 5.1%의 주식을 보유한 현대중공업지주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현대로보틱스 초대 사장을 맡은 서유석 대표의 어깨도 무거울 수밖에 없다. 서유성 대표는 1988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엔진기계사업본부 사업운영부문장과 기획·구매부문장을 거친 기획분야 전문가다. 2018년 11월 시장 확대와 신사업 진출 임무를 받고 현대중공업지주 로봇사업대표를 맡아 로봇사업을 이끌어오다 이번에 초대 사장을 맡았다. 서유성 대표는 국내 1위, 글로벌 5위 로봇·스마트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 2024년 매출 1조 원, 영업이익 1000억 원의 목표를 제시했다. 

현대로보틱스는 신규 설립을 통해 로봇 전문기업으로서 정체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고, 로봇산업 성장성 부각을 통한 전략적 투자 확보를 목표하고 있다. 주요 사업군인 산업용 및 클린용 로봇 제조에서 스마트팩토리, 물류자동화, 모바일 서비스 로봇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로보틱스는 최근 KT로부터 500억 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유치했으며, KT, 현대건설, 서울아산병원 등 각 영역의 주요 기업들과 새로운 로봇 솔루션 개발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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