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티 안나는 최성원 광동제약 대표의 '무늬만 제약사' 탈출기

의약품 비중 2015년 3분기 누적 17.3%에서 올해 23.2%로 늘렸으나, 제약사 이름 갖기엔 역부족


광동제약이 최성원 대표 체제서 의약품 매출 비중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2015년 3분기 누적(연결조정 전) 기준으로 17.3%에 불과했던 의약품 매출 비중이 올해는 23.2%까지 증가했다. 

하지만 동종업계 매출 비중에 비해 큰 차이를 보여, 여전히 '무늬만 제약사'라는 꼬리표를 떼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17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광동제약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 기업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이 9391억 원으로 집계됐다. 광동제약은 지난 2016년부터 연간 매출 1조 원을 달성, 제약사 매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광동제약은 1963년 창립 이후 고 최수부 회장 체제서 경옥고·우황청심원·쌍화탕 등을 히트시키며 한방의약품으로 회사 규모를 늘렸다. 하지만, 현재 광동제약의 대표를 맡고 있는 최성원 부회장 체제에서는 비의약품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최 부회장은 최 전 회장이 갑작스럽게 타계하면서 경영권을 물려받았다. 

최 부회장은 2001년 전무이사 당시 비타500을 성공시킨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어 옥수수수염차와 헛개차 등을 내놓았고 제주 삼다수를 유통하면서 생수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지난 2015년에는 인터넷 유통업 및 전자상거래 관련 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코리아이플랫폼을 인수하면서 소모성자재 구대대행(MRO)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광동제약의 사업부문은 의약품과 식품, MRO, 기타(식품첨가물 제조 등) 4개 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식품부문에는 비타500과 옥수수수염차, 삼다수 등이 포함된다. MRO부문이 총 매출액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 9월 누적 기준 매출은 3663억 원으로 집계됐다. 식품부문이 3646억 원(38.8%, 연결조정 전)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의약품 부문의 매출은 2179억 원(23.2%)에 그쳤다. 

의약품 대비 비의약품의 매출 비중이 월등히 높다. 식품과 MRO부문이 각각 39.0%, 38.8%로 전체의 77.8%를 차지했다. 총 매출 가운데 80%에 육박한다. 의약품 부문 비중은 23.2%에 그쳤다. 

업계에서는 광동제약에 대해 광동 F&B, '무늬만 제약사'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이를 의식한 듯, 광동제약은 의약품 비중 늘리기에 힘쓰는 모습이다. 

특히 최 대표가 부회장으로 승진한 이후 의약품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9월 누적 기준으로 2015년 17.3%에 그쳤던 의약품 비중이 2016년 18.7%, 2017년 19.5%, 2018년 19.8%, 2019년 21.7%, 2020년 23.2%로 5년 새 5.9%포인트 늘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의약품 사업 비중을 크게 늘렸다.

하지만, 여전히 의약품 대비 비의약품의 매출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꼬리표 떼기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평가다. 올해 9월 누적 기준으로는 비의약품 비중이 54.6%포인트 높다.


한편, 최 대표는 1969년 서울 출생이다. 서울대 경영학을 졸업했다. 1992년 광동제약에 입사했으며, 2000년 광동제약 영업본부장 상무이사, 2001년 광동제약 전무이사, 2004년 광동제약 부사장, 2005년 광동제약 사장을 거쳐 2013년 7월 광동제약 대표이사에 올랐다. 이어 2015년 3월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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