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장의 지역간 격차와 효율성 분석

○ 검토배경

1990년대 중반경부터 일부 학자들을 중심으로 한 국가의 실업을 축소하기 위해서는 전국 차원의 고용대책도 중요하지만 지역적 요인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OECD도 대부분의 노동시장 분석에서 지역적 요인이 전국 노동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간과되어 왔다고 지적됐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외환위기 이후 전례 없는 고실업 하에서 성장에 의한 고용창출이 크게 약화됨에 따라 실업 및 일자리창출 대책이 추진되었으나 지역적 요인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소홀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서는 실업률 등 노동시장 주요 지표의 지역간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이에 본고에서는 이러한 지역간 격차 확대 추이를 Theil지수 등 지역간 격차 지표를 이용하여 측정해 보고 그 요인을 살펴보았으며 Beveridge곡선과 매칭함수를 통해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효율성을 추정해 보고 지역간 격차가 노동시장 효율성에 미치는 영향도 분석해 보았다.

○ 노동시장의 지역간 격차 현황

(지역별 주요 노동시장 지표 추이)

우리나라의 지역을 행정구역 기준으로 경제적 연계성과 분석의 편의 등을 고려하여 광역자치단체를 중심으로 5개 권역으로 나누고 강원도와 제주도는 지역적 특수성을 감안하여 별도로 구분했다.

5개 권역은 수도권(서울ㆍ인천ㆍ경기), 대전충청권(대전ㆍ충남ㆍ충북), 광주전라권(광주ㆍ전남ㆍ전북), 대구경북권(대구ㆍ경북), 부산울산경남권(부산ㆍ울산ㆍ경남) 등으로 구분했다.

이와 같은 지역구분 하에 경제활동참가율, 고용률, 실업률 등 주요 노동시장 지표를 지역별로 살펴본 결과 대부분의 지역에서 외환위기 직후 이들 지표가 크게 악화되었다가 이후 큰 폭으로 개선되었으나 최근 들어 개선추세가 주춤하는 모습이다.

외환위기 이후 각 노동시장 지표의 지역별 순위를 보면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은 제주도가 1위를 지속하고 있고 강원도와 부산울산경남권이 최하위 수준이다.

실업률의 경우 2002년부터 수도권이 부산울산경남권을 2위로 밀어내고 최상위로 복귀하였으며 제주도와 강원도가 각각 6, 7위를 지속했다.

(노동시장의 지역간 격차 추이)

노동시장의 지역간 격차 추이를 변이계수, Gini계수, Theil지수 등을 이용하여 측정해 본 결과 경제활동참가율, 고용률 및 실업률 모두 최근 들어 격차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지역간 격차는 OECD 국가중에서도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업률 Theil지수는 우리나라가 1990년 0.162로 조사대상 국가(17개국, 대부분 1993년 기준)중 가장 높았으며 2000년에도 0.0031로 높은 편(17개국중 6위, 대부분 2003년 기준)이다

(노동시장의 지역간 격차 확대 요인)

노동시장의 지역간 격차가 확대된 2002년 이후 지역별 노동시장 지표의 변화를 살펴본 결과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에 있어서는 제주도와 강원도의 개선이 두드러진 반면 부산울산경남권, 대구경북권, 광주전라권은 상대적으로 개선이 저조하다.

제주도와 강원도의 경우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 등의 개선은 지역 주력산업의 양호한 성장에 주로 기인했다.

부산울산경남권과 광주전라권의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의 개선이 저조한 것은 주력산업을 비롯한 전반적인 지역 경제의 성장 부진에 주로 기인했다

대구경북권의 경우 지역경제 성장세가 양호함에도 불구하고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의 개선이 저조한 것은 제조업 가운데 고용흡수력이 낮은 IT업종의 비중이 매우 높은 수준*인 데다 지역내 산업비중이 가장 큰 서비스업의 성장세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데 기인했다

실업률의 경우 강원도를 비롯하여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의 개선이 저조한 부산울산경남권, 광주전라권, 대구경북권의 하락폭이 컸으나 수도권은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작은 편이다

부산울산경남권, 대구경북권, 광주전라권의 경우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의 개선이 저조하면서 실업률의 하락폭이 큰 것은 이들 지역에서 실망실업자수가 여타 지역에 비해 더 큰 폭으로 늘어난 데 기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 이들 3개 지역의 경우 다른 지역과 달리 2002∼06년중 비경제활동인구 증가율(연평균 기준, 각각 -2.5%, 1.2%, 3.9%)이 15세이상인구 증가율(연평균 기준, 각각 -2.6%, 1.0%, 3.0%)을 상회하였는데 이는 실망실업자가 상대적으로 더 크게 증가하였다는 점을 시사한다

수도권의 경우 GRDP 성장은 양호한 편이나 실업률의 개선이 저조한 것은 수도권으로의 인구집중이 과도하여 여타 지역과는 달리 실업자수가 증가*한 데 기인했다

* 2002∼06년중 수도권의 실업자수는 7.3% 증가하였으나 여타 지역은 10%대에서 40%대까지 감소했다

⇒ 이상의 내용을 종합해 보면 최근 들어 노동시장에서의 지역간 격차 확대는 지역별ㆍ산업별 성장 차이에 따른 경기적 요인이 가장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그 바탕에는 지역별 산업구조와 인구구조의 차이 등 구조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경제성장세에 비해 과도한 수도권으로의 인구집중도 노동시장의 지역간 격차 확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노동시장의 효율성 분석

본고에서는 Beveridge곡선*과 매칭함수** 추정을 통해 노동시장의 효율성을 분석했다

* 실업과 결원(vacancy)의 관계를 나타내는 곡선으로 일명 UV곡선이라 불리워지며 원점에 볼록하고 우하향하는 모습. 동 곡선상의 이동은 단기적인 경기순환 측면과 관련되고 동 곡선 자체의 이동은 노동시장의 효율성 변화와 관련있다.

** Beveridge곡선을 계량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나타낸 함수

동 분석을 위해 일반적으로 실업률과 결원율이 이용되는데 본고에서는 실업률 통계의 한계로 비고용률을 사용하였으며 결원율의 대용 지표로서 지역별 자료 입수가 가능한 워크넷의 신규구인자수를 경제활동인구로 나누어 사용했다.

추정기간은 워크넷(1999년 4월 전면 개통)이 어느 정도 안정된 2000년 1월부터 2006년 12월까지의 월별 자료를 대상으로 했다.

(지역간 격차의 노동시장 효율성에 대한 영향)

지역간 격차가 노동시장의 효율성에 미친 영향에 대한 추정은 Wall and Zoega(2002)의 방법을 이용했다.

Wall and Zoega(2002)는 전국 매칭함수 추정식의 분기더미 계수가 지역간 격차 요인을 포함하고 있으나 지역별로 추정된 분기더미 계수를 가중합(지역별 경제활동인구를 가중치로 사용)하여 구한 계수는 지역간 격차 요인이 없는 Beveridge곡선 자체의 이동이라고 해석했다.

위 방법에 의한 추정 결과 지역간 격차를 포함한 전국 Beveridge곡선 자체의 이동(다음 그림의 굵은 실선)과 포함하지 않은 전국 Beveridge곡선 자체의 이동(다음 그림의 가는 실선)을 비교해 보면 지역간 격차를 제외한 경우 노동시장 효율성이 더 크게 개선됐다.

또한 지역간 격차가 노동시장 효율성에 미친 부정적 영향은 2000년대 초반에 비해 최근 더 확대됐다.

지역간 격차가 노동시장의 효율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최근 들어 지역간 격차가 확대되면서 더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 요약 및 시사점

우리나라의 지역별 노동시장을 경제활동참가율, 고용률, 실업률 등 주요 노동시장 지표로 비교해 본 결과 지역간 격차는 지속적이고 구조적인 모습을 보였으며 특히 최근 들어 그 격차가 확대됐다.

Beveridge곡선과 매칭함수를 이용한 실증분석 결과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효율성은 최근 들어 개선 속도가 매우 완만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노동시장의 지역간 격차 확대가 노동시장의 효율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음이 확인되었으며 최근 들어 지역간 격차가 확대되면서 그 영향이 더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상의 분석결과를 종합해 볼 때 앞으로 노동시장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대책 등을 통해 노동시장의 지역간 격차를 완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

우선 정부의 노동시장 대책 수립시 지방사정을 최대한 반영해야 하겠다.

외환위기 이후 실시되어 온 중앙정부 차원의 각종 노동시장 대책이 구직단념자 증가 등으로 그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음을 감안해 볼 때 중앙정부 차원의 노동시장 대책은 한계가 있다는 OECD 국가들의 경험을 거울삼아 지방정부와 협력하여 지역사정을 고려한 대책을 마련할 필요하다.

또한 제조업 중심의 지역특화전략에서 벗어나 고용유발효과가 상대적으로 크고 경기안정적인 서비스산업도 지역별 특성을 고려하여 지역전략산업으로 적극 육성한다.

이는 경상수지 악화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서비스수지의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아울러 주택, 교육, 문화 등 지역간 주거여건 격차 축소 등을 통해 근로자에 대한 노동이동 제약을 완화할 필요하다.

이와 함께 지역단위의 차별화된 노동정책 수립을 위해서는 지역경제상황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지역통계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므로 지역통계 제공기관간의 DB 표준화 등을 조속히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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