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에 인색해진 정유업계...실적악화 직격탄

중간배당 없고 기말배당은 무배당 혹은 축소....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등 상장사도 난감


정유업계 실적악화가 배당금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  

업계 1위 SK이노베이션은 중간 배당과 기말 배당을 모두 하지 않았다. 에쓰오일은 중간 배당 미 시행에 이어, 기말 배당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 역시 배당에 대해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24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의 잠정 실적(연결 기준)을 분석한 결과, 두 기업은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모두 순손실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2조1609억 원, 에쓰오일은 7875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석유제품의 수요가 급감했던 탓이다. 이로 인해 정유사의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을 크게 하회하며, 마이너스(-)까지 내려앉았다. 국제 유가도 하락했다. 이에 따른 재고 평가 손실 등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정유사는 그간 주주친화적인 적극적인 배당 확대를 추진하면서 국내 증시에서 대표 고배당주 목록으로 평가됐다. 연간 배당성향은 30%~50%대를 유지했었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에서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의 비율을 뜻한다.

하지만 지난해 실적 악화 및 신성장에 대한 투자 확대 등으로 인해 중간 배당을 진행하지 않는 등 배당에 대해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1주당 배당금이 2018년 8000원(중간 1600원+기말 6400원)에서 2019년 3000원(중간 1600원+기말 1400원)으로 줄어든 바 있다. 이 기간 배당수익률은 4.4%에서 1.9%로 2.5%p로 추락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업계 불황으로 인해 연간 순적자 규모만 2조 원을 넘어섰다. 또한 LG화학(LG에너지솔루션)과의 배터리 소송 패소로 인한 합의금 마련 등으로 인해 재무건전성도 크게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상황 속에서 SK이노베이션은 2020년 기준 기말 배당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 2017년 이후 3년 연속 진행했던 중간 배당도 진행하지 않았다.

에쓰오일도 2000년 이후 처음으로 중간배당을 생략했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 폭의 순손실을 기록한 탓이다. 에쓰오일은 그간 배당 규모를 대폭 축소했다. 1주당 배당금은 2017년 5900원(중간 1200원+기말 4700원)에 달했는데, 2018년 750원(중간 600원+기말 150원), 2019년 200원(중간 100원+기말 100원)으로 줄었다. 배당 수익률도 4.7%에서 0.2%로 4.5%p 내려앉았다.

2020년 기말 배당금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에쓰오일이 기말 배당금도 지급하기 어려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배당금은 순손실이 발생했을 경우, 해당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이익잉여금으로 지급된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실적 악화 등으로 인해 이익잉여금이 줄어든 상태다. 2020년 9월 말 기준 이익잉여금은 3조9192억 원으로, 직전년도 동기(4조8116억 원)과 직전년도 말(4조8482억 원) 대비 18.5%, 19.2%씩 줄었다.

비상장사인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기말 배당에 대해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두 기업의 2019년 연간 기준 1주당 배당금은 6962원, 830원으로 조사됐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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