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현성 대표 체제 현대엔지니어링, 원자재가 상승에 수익성 급락

해외사업으로 몸집 불렸지만, 상반기 영업이익 57.1%↓…주요 건설사 중 하락률 가장 커


홍현성 대표 체제 현대엔지니어링이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홍 대표의 강점으로 꼽히는 해외사업에서 몸집을 불렸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에 직격탄을 맞았다.

23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현대엔지니어링의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매출은 4조1226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3조5795억 원) 대비 15.2% 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반토막 이상 났고 당기순이익도 30% 넘게 빠져, 수익성이 크게 나빠졌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3월 홍현성 대표가 취임했다. 홍 대표는 해외사업 경력이 많은 해외통이다. 쿠웨이트KLNG컨소시엄 총괄 현장소장, 플랜트사업부장, 플랜트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이에 홍 대표 체제에서 해외사업 확대 기대감이 커졌다. 올해 현대엔지니어링의 해외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1조5762억 원) 대비 31.3% 증가한 2조703억 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수익성 악화에 다소 빛을 발한 모양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902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2103억 원)보다 57.1% 감소했다. 

매출원가 부담에 영향을 받았다. 현대엔지니어링의 매출원가율은 지난해 상반기 88.1%에서 올해 상반기 93.2%로 5.1%p 상승했다. 매출원가율은 기업의 영업활동에서 영업수익을 올리는 데 필요한 비용인 매출원가를 매출로 나눠 산출한다. 수치가 높을수록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아진다.

건설업계 전체적으로 원자재 가격 부담이 늘어났다. 

현대엔지니어링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자재비는 1조3102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1212억 원) 대비 16.9% 증가했다. 철광석 가격이 상승하면서 해외 기자재 제작가가 올랐고, 콘크리트와 철근 가격도 올랐다. 외주비(1조5111억 원→2조397억 원)도 증가하며 부담을 키웠다.

다만, 올해 주요 건설사 모두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부담이 커진 가운데 현대엔지니어링의 영업이익 감소율이 유독 크다. 

시공능력평가 상위 7개 기업 중 DL이앤씨와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만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었다. 이 중 현대엔지니어링의 영업이익 하락률은 DL이앤씨(-39.3%)와 대우건설(-27.0%)을 크게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3개 기업 모두 원자재 가격 상승이 실적 하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줬지만, 현대엔지니어링이 원가 관리에 좀 더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현대엔지니어링은 3사 중 가장 큰 폭으로 매출원가율이 상승하면서 수익성이 더 많이 악화되는 결과를 낳았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올해 상반기 매출원가율 93.2%는 DL이앤씨(86.0%)와 대우건설(88.4%)를 크게 앞질렀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원가 증가율 5.1%p 역시 다른 두 회사보다 크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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