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확보한 조선업계, 올해 흑자전환 예약

최근 2년간 수주액 목표 초과달성, 외부 환경도 긍정적 변화…부족한 인력 등은 풀어야할 숙제


조선업계가 올해 흑자전환을 예약했다. 조선업은 일감 확보 후 1~2년에 걸쳐 매출로 인식되는 만큼, 최근 2년간 수주 목표를 초과 달성한 게 든든한 버팀목이 될 전망이다. 

19일 데이터뉴스가 조선업계의 수주 현황을 분석한 결과, 3개 기업이 지난해 연간 수주 목표액을 초과 달성했다. 2021년에 이어 2년 연속 초과 달성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작년 한해 240억5000만 달러어치를 수주, 목표액(174억4000만 달러)의 137.3%를 달성했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104억 달러, 94억 달러로 집계됐다. 각각 목표였던 89억 달러, 88억 달러를 16.9%, 6.8% 초과 달성했다.

이와 같은 수주 호황에도 불구하고 흑자를 내진 못했다. 조선업 특성상 수주가 실적으로 반영되기까지 몇년이 소요되는데다,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까지 받았다. 지난해 3분기 누적으로 업계 전체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대우조선해양이 1조1974억 원으로 손실 규모가 가장 컸고, 삼성중공업과 한국조선해양이 5186억 원, 4727억 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조선업계는 선수금은 적게 받고 인도 시점에 건조 대금 대부분을 받는 ‘헤비테일’ 방식으로 대금 결제를 진행한다. 이에 수주가 실적으로 반영되기까지 1~2년이 소요된다. 이에 최근 2년간 쌓아온 수주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매출로 이어져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업황도 긍정적 전망이 우세하다. 팬데믹 이후 발주시황이 살아나면서 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했고, 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을 것으로 평가된다. 또 원가의 20~30% 가량을 차지하는 조선용 후판 가격이 하락하면서 원가 부담도 낮아졌다.

충분한 일감을 확보한 조선업계는 올해 수주 목표를 대폭 낮춰잡았다.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수주 목표를 157억 달러로 설정했다. 지난해 수주실적인 240억5000만 달러보다 34.7% 줄인 수치다.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발주 물량 축소를 예상한데 따른 것이다. 

충분한 일감을 확보한 만큼 선별 수주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정기선 한국조선해양 대표는 ‘CES 2023’ 개막을 앞둔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 2년 목표치를 초과 달성하며 현재 슬롯(선박 건조 공간)이 2025년까지 꽉 찼고, LNG선은 2026년 슬롯까지 모두 계약됐다”고 말했다.

다만 인력 부족이 문제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2016년 이후 장기간 이어진 불황으로 인해 기존 인력이 이탈하는 가운데, 신규 인력 유입이 감소한 영향이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가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을 받아 시작한 ‘조선해양산업 인력지원방안 연구’에 따르면, 앞으로 5년간 국내 건조량을 고려할 때 2027년 조선해양산업에 필요한 인력은 2021년(9만2687명) 대비 약 4만3000명이 추가된 13만5000명으로 나타났다.

이에 외국인 인력 등을 통해 인력난 해소를 꾀하고 있다. 법무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달 6일 ‘조선업 외국인력 도입 애로 해소방안’을 발표했다. 신속심사 제도를 적용해 사전심사부터 비자 발급에 걸리는 기간을 5주에서 10일 이내로 줄이고, 대기중인 1000여 명의 비자 발급을 디랑 안에 모두 마무리할 계획이다. 또 연간 2000명까지만 가능하던 숙련기능인력 비자 발급을 5000명까지 늘린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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