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DB손해보험 대표이사 부회장이 13년간 맡아왔던 수장직을 내려놓는다. DB그룹 보험그룹장에 집중하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회사는 밝혔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이 김정남 체제서 역대 최고를 찍으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는 평가다.
23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DB손해보험의 연간 당기순이익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9880억 원을 기록해 1조 클럽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전년(8729억 원) 대비 13.2% 증가했다.
백내장 수술 손해액이 줄고 12회차 및 25회차 보험료 납부 유지율이의 상승세가 지속되며 장기보험 손해율이 개선됐다. 또 음주 뺑소니 처벌 강화와 상급병실료 인정 기준 개선 지속 등의 영향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소폭 낮아졌다.
손보사들은 백내장 수술 과잉진료를 막기 위해 금융당국에게 가이드라인 마련을 꾸준히 요청했고, 지난해 4월부터 백내장 수술보험금 청구 기준이 강화됐다.
지난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김정남 부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이 회사는 “김정남 사내이사는 2023년 3월 23일 일신상의 사유로 사내이사 사임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부회장은 1952년생이다. 동해 북평고등학교와 동국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1979년 동부그룹(현 DB그룹)에 입사했다. 부산보상센터 지점장(1993년), 경영기획담당 상무(2001년), 개인사업부문 총괄부사장(2009년) 등을 역임했다. 2010년엔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고 2021년엔 5연임에 성공하며 최장수 최고경영자에 이름을 올렸었다.
또, 이 회사의 호실적을 이끌며 경영 실력까지 입증 받았었다. 2013년 당기순이익은 2632억 원이었다. 2019년(3771억 원)부터는 상승세를 꾸준히 그렸다.
지난 12월엔 김 부회장 단독 대표 체제서 정종표 사장을 추가 선임하며 각자 대표 체제를 구성했다.
이 변화는 DB그룹의 전체적인 조직개편의 일환이다. 보험, 금융, 제조서비스 3개로 그룹 사업구조를 개편해 전문성을 강화한다. 이 가운데 김 부회장이 보험그룹장을 맡는다. 김 부회장은 앞으로 그룹 생·손보 사업의 굵직한 결정을 지원, 감독하게 됐다. DB손보 관계자는 "김 사내이사가 보험그룹장에 집중하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업계는 세대교체를 겨냥한 것이 아니냐고 평가하면서 정 사장을 추가 선임한 것이 김 부회장 사임을 위한 배경이었을 것으로 추측한다. 김 부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로 1년 가량 남아있었다.
이수영 기자 swim@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