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작년 한해 철저한 생산 조절을 통해 재고자산 관리에 집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년 대비 TV사업부문 재고 부담감을 큰 폭으로 낮췄다.
이같은 재고자산 관리는 불확실성이 시장을 장악한 1분기에도 강력한 수익성 개선을 가능케 했다.
14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LG전자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재고자산이 9조3887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말(9조7540억 원) 대비 3.7% 감소했다.
이 기간 재고자산회전율도 6.4회에서 6.6회로 개선됐다. 재고자산회전율은 재고자산이 과도한지 여부를 파악하는 지표로, 일반적으로 높을수록 상품의 재고손실을 막을 수 있어 기업에 유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LG전자는 2022년 월별 재고자산이 큰 폭으로 출렁였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수요 감소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 3월 말 10조2141억 원이던 재고자산은 9월 말 11조2071억 원까지 치솟았다.
이에 4분기 들어 영업손실을 감안하고 생산 조절 등 선제적인 대응을 통해 재고자산을 대폭 줄였다.
주요 사업 가운데 HE 부문의 재고자산이 큰 폭으로 줄었다. 특히 HE 부문은 지난해 9월 말 재고자산이 2조1803억 원으로 대폭 치솟았는데, 12월 말 1조3924억 원으로 3개월 만에 36.1% 줄였다. 2021년 말(1조7155억 원)과 비교하면 18.8% 줄었다.
HE 부문의 가동률은 2021년 말 96.6%에서 2022년 말 81.2%로 15%p 가량 줄었다. 이에 더해 11월 열린 월드컵과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중 대대적 할인을 진행한 점도 재고 축소에 힘을 보탰다.
H&A사업의 재고자산도 2021년 말 3조7643억 원에서 2022년 말 3조4994억 원으로 7.0% 줄었다. H&A 역시 가동률을 줄이며 재고자산을 축소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냉장고와 세탁기는 126.1%, 106.8%에서 103.6%, 84.3%로 22.5%p씩, 에어컨은 110.4%에서 96.2%로 14.2%p 감소했다.
적극적으로 재고자산을 줄인 LG전자는 호실적을 거뒀다.
올해 1분기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1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냈다. 1조4974억 원으로, 전분기(693억 원) 대비 2060.8% 증가했다. 일시적인 특허 수익이 포함된 점을 감안하면 전년 동기(1조9429억 원)와 비교해도 사업 수익성이 강화됐다.
H&A사업본부를 비롯해 모든 사업부가 흑자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난해 2분기부터 3분기 연속으로 적자를 기록해온 HE부문이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