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시중은행이 기업금융 점유율 넓히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개인금융보다 많은 대출금을 필요로 하는 기업금융이 은행 입장에선 유리한 이유에서다. 국민은행이 1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모든 은행들이 기업금융을 강화 하고 있어 경쟁은 더 치열하다.
20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각 사에 공시된 4대 은행 3월 말 기업 원화대출금을 분석한 결과, 국민은행이 올해 161조3461억 원으로 가장 높았다.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은 각각 152조2081억 원, 146조6510억 원, 130조3690억 원을 기록했다.
3년간 은행들은 모두 상승세를 그렸다. 다만, 우리은행은 올해 소폭 늘면서 다른 은행들과의 차이가 더 심해졌다. 하나는 신한을 바짝 쫒아가며 폭을 좁히고 있다.
현재 시중은행들은 기업금융서 확고한 입지를 다지기 위해 각축을 벌이고 있다. 기업금융은 대·중소기업, 기관고객에 대한 여수신 업무와 수출입 및 관련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투자 등의 이유로 은행서 대출을 하는 기업들은 아무래도 개개인 고객보다 많은 금액을 빌려가기에 은행 입장에선 기업금융 부문을 개선시키는 것이 실적을 늘리는 데 유리하다.
우리금융그룹은 지난 14일 하반기 그룹 경영전략워크숍을 진행했다. 임종룡 회장은 “하반기 또한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상존하기는 하나, ‘기업금융 명가 부활’,‘중장기 경쟁력 확보’를 기반으로‘하반기 재무목표 달성’을 해야 한다”며, "기업금융의 강자가 되기 위해서는 영업력 강화는 물론, 여신심사 및 관리 방안도 철저히 마련해달라”고 말했다. 또, 우리금융그룹은 임 회장이 ‘기업금융 경쟁력 강화’ 안건에 대해선 조병규 행장 등 자회사 임직원들과 활발한 토론을 통해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임 회장은 지난 3월 취임식에서도 기업금융에서의 입지를 되찾아오자는 메시지를 전했었다.
조 행장 또한 지난 3월 취임식서 "기업금융의 명가로서 차별화된 서비스로 시장을 선도하고 기업과 동반성장해 나가자"고 주문했다. 또, 조 행장이 우리은행 수장이 될 수 있었던 이유 또한 '기업금융 부문에서 눈에 띄는 성과'다. 조 행장은 기업그룹 집행부행장을 역임하며 중소기업의 자금난 해결을 위해 다양한 지원정책을 시행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7일 하반기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영업현장 지원' 강화를 위해 영업점 인원을 확충했다. 신한은행은 이를 통해 향후 현장에서의 고객 지원과 영업동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업계는 신한은행이 특히 기업금융에 본격 속도를 낸 것으로 해석한다.
올 1월 취임한 이승열 하나은행장도 “자산관리·기업금융 등 강점에 집중해 경쟁자들과 확고한 격차를 만들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기업금융(IB), 외국환, 자산관리, 캐피털, 신탁 등 우리가 잘하는 것을 전면에 내세워 강점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공언했다. 이 은행 또한 하반기 정기 인사에서 기업금융전담역(RM)과 골드 프라이빗뱅커(PB)를 대거 발령해 영업력에 힘을 실었다.
국민은행 또한 기업금융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마케팅 등을 보다 적극적으로 진행중이다. 또 하반기 정기 인사서 규모 자체는 크지 않았지만 지점장과 부점장급 승진 인사로 현장 영업력을 다지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수영 기자 swim@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