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철 대표 취임 이후 삼성물산의 연간 영업이익이 두 배 이상 확대됐다. 해외수주에 힘쓰는 가운데 국내 도시정비사업도 본격화하며 수주를 늘린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24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삼성물산의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건설부문을 맡고 있는 오세철 대표의 임기가 내년 3월 만료될 예정이다.
오 대표는 1962년생으로 서울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후 1985년 삼성물산에 입사했다. 삼성물산에서 중동지원팀장(2009년), 글로벌조달실장(2013년 12월), 플랜트PM본부장(2015년 7월), 플랜트사업부장(2015년 12월)을 거쳐 2021년 3월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오 대표 취임 첫 해인 2021년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실적 악화를 겪었다. 그 해 3분기 국내 화력발전 프로젝트 공사비 증가로 인한 일회성 비용 약 2000억 원을 실적에 반영했다. 이에 3분기에 대규모 적자가 발생했고,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반토막난 2514억 원에 그쳤다.
하지만 이듬해인 2022년에는 8749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반등했다. 건설부문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냈다. 오 대표가 취임하기 전인 2020년(5313억 원)과 비교해도 64.7%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는 주요 건설사들이 주택사업 부진으로 인해 수익성 악화를 겪은 가운데, 홀로 영업이익을 늘렸다.
삼성물산은 해외사업에 초점을 맞추면서 하락세를 피했다. 사우디아라비아 타나집 IPP 열병합발전소 등 해외 프로젝트 매출이 본격화됐다. 국내외 하이테크 사업장의 이익도 대거 반영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이익을 끌어올렸다.
올해 들어서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5967억 원으로, 전년 동기(3096억 원) 대비 92.7% 증가했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1조 원을 넘길 전망이다. 증권사 전망치를 종합한 결과, 1조1600억 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지난해보다 30% 이상 늘어난 수치다.
삼성물산은 오 대표 체제에서 신규 수주도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해외 수주의 성장세가 돋보인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오 대표 체제서 꾸준히 해외수주 왕좌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2021년에는 69억5851만 달러의 수주를 따내며, 5년 만에 1위를 탈환했다.
올해도 3분기까지 57억7969만 달러의 수주를 따내며, 284개 집계 대상기업 중 선두를 기록했다. 주요 수주로는 미국 테일러 반도체공장(5조8000억 원), 가오슝시 푸본 아오지디 복합개발공사(삼성물산 지분 약 7500억 원) 등이 있다.
국내 도시정비 등 주택사업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2021년과 2022년에 각각 9117억 원, 1조8686억 원의 수주를 달성했다. 올해는 현재까지 1조4130억 원의 일감을 확보했다. 10대 건설사 중 도시정비 수주실적이 지난해보다 늘어난 곳은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뿐이다.
국내외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면서 오 대표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다만 최근 수년간 삼성그룹의 사장단 인사 경향 중 하나인 이른바 '60세 룰'이 적용되면 연임을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도 있다. 오 대표는 1962년생으로, 올해 만 61세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