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술의 발전 등으로 업권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가운데 KB금융이 금융·생활 플랫폼 만들기에 힘을 쏟고 있다.
12일 데이터뉴스가 양종희 KB금융 회장의 신년사와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의 시무식에서의 발표를 분석한 결과, 다양한 경영방향 중 디지털 혁신에 방점을 찍고 있다.
지난 2일 양 회장은 공동 상생전략, 임베디드 금융 확대, 성과주의, KB 브랜드 강화로 올해 경영전략을 짰다. 이 행장은 같은 날 고객 신뢰, 디지털 강화, 미래 성장, 현장 중심을 제시했다.
양 회장과 이 행장의 신년 메시지에서 눈에 띄는 점은 디지털 혁신이다.
최근 주요 금융그룹 모두 디지털화에 힘을 쏟고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달 은행·카드·증권·보험·저축은행의 금융앱을 슈퍼앱인 '신한 슈퍼쏠'로 통합해 출시했다. 우리금융은 연내 '뉴원뱅킹' 출시를 준비하고 있고, 농협금융도 내년 1월 공개를 목표로 슈퍼앱을 구축 중이다.
KB금융은 한 발 앞서 2021년 10월 21개 자사 앱을 통합한 'KB스타뱅킹'을 출시했다.
이 행장은 "디지털화가 심화될수록 금융의 미래는 비대면 채널을 중심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라며, "국내 1위 금융 슈퍼앱인 KB스타뱅킹을 KB금융그룹의 유니버설 플랫폼으로 확대하자"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고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1등 비금융 플랫폼들과의 전략적 제휴 및 금융 서비스 연계로 임베디드 금융시장 선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베디드 금융은 비금융회사가 금융회사의 금융상품을 중개·재판매하는것을 넘어 자사 플랫폼에 핀테크 기능을 내재화(embed)하는 것을 말한다. KB금융의 임베디드 금융 전략은 자사 플랫폼에 핀테크 기능을 내장해 다양한 고객 경험 제공과 고객 기반 확대를 이루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 행장이 말한 "빅테크 기업 못지않은 KB의 금융·생활 플랫폼 생태계 완성"에서 생활 플랫폼은 통신·헬스케어·자동차·부동산으로, 유니버설 플랫폼이 비은행 이익을 늘리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 관계자는 "임베디드 금융 확대를 위한 구체적인 목표나 사업계획이 나온 단계는 아니고, 윤곽을 잡은 상태"라며, "다만, KB스타뱅킹에 다른 서비스들을 연결하는 것보다는 상위의 개념"이라고 말했다.
KB금융은 최근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10개 사업부문을 3개로 줄였는데 이 중 디지털 부문이 남았다.
디지털, 인공지능(AI) 혁신을 주도하기 위함이다. 산하에는 DT본부와 AI본부를 둬 디지털 플랫폼, AI, 데이터 영역의 역할을 명확하게 하되 유기적인 협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운영체계 및 조직을 강화했다는게 KB금융 측 설명이다.
이수영 기자 swim@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