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대규모 배터리 수주 8건을 따냈다. 신규 전기차 배터리부터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까지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다.
11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LG에너지솔루션의 단일판매·공급계약체결 보고서 및 발표를 분석한 결과, 이 기업은 올해 총 289.3GWh(기가와트시) 규모(비공개 1건 제외)의 공급계약을 맺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기차 362만 대(80kWh 배터리 탑재 고성능 순수전기차 기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월부터 11월까지 기존 전기차 배터리뿐 아니라 신규 전기차 배터리와 ESS 수주도 성공했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계약 금액은 최소 37조 원에 달한다.
지난 1월 26일에 공시된 일본의 이스즈 자동차(ISUZU MOTORS LIMITED)와의 계약에서 2170 원통형 배터리 공급 물량은 비공개됐지만, 계약 금액이 약 1조 원으로 추정됐다.
지난 4월 1일에는 미국 FEPS(Freudenberg E-Power Systems)의 자회사인 FBPS(Freudenberg Battery Power Systems)와 LLC에 총 19GWh의 상용차(트럭, 버스 등)용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는 계약이 공개됐다. 금액은 3조 원에서 4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신규 전기차 배터리의 대규모 수주도 확보했다.
지난 7월 2일 유럽 르노(Renault S.A.S)에 총 39GWh의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공급한다는 계약이 공개됐다. 이는 5조 원 규모로 추정되고 있다. 중국 저가 전기차 대비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안전한 LFP 배터리에 대한 글로벌 OEM의 수요가 커지고 있어 이에 대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LG에너지솔루션 46시리즈 제품 / 사진=LG에너지솔루션
지난 10월 8일에는 북미 벤츠(Mercedes-Benz) 계열사에 총 50.5GWh 규모의 신규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는 계약이 공시됐다. LG에너지솔루션에서는 직접적으로 명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이며 계약 금액이 약 6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현재까지 공개된 계약 기준, 국내 업계 최초 46시리즈 공급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와 관련,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CFO 부사장은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그간 원통형 제품은 EV 스타트업 위주로 공급해 왔으나, 이번 계약을 통해 글로벌 유수의 OEM 고객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고 말했다.
또 이 기업의 미국 애리조나법인이 지난 11월 8일 미국 리비안(Rivian)에 46시리즈인 차세대 원통형 4695(지름 46mm, 높이 95mm) 배터리 67GWh를 5년간 공급한다고 밝히며 “차세대 46시리즈 잇따른 대규모 수주”라고 언급해 기존 벤츠와 계약이 46시리즈일 것으로 관측된다.
원통형 46시리즈는 기존 원통형 배터리(2170)와 비교해 에너지 용량이 6배 이상 향상되고, 밀도와 출력, 공간 효율성 등 모든 면에서 성능이 개선됐다. 이번 리비안 계약은 8조~9조 원 규모로 추정되고 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는 “이번 공급 계약은 차세대 원통형 분야에서의 압도적인 기술 우위를 인정받은 결과”라며 “한 발 앞선 안정적 공급 역량을 기반으로 고객가치를 더욱 차별화해 시장 선점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신규 NCM 파우치도 수주에 나섰다.
지난달 15일 유럽 포드(Ford Motor Company)와의 전기차배터리 공급계약 2건도 공시됐다. 총 109GWh로, 금액은 13조 원에서 15조 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NCM은 고출력·장수명의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이번 제품은 전기 상용차에 탑재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배터리 외에 ESS 배터리 수주도 따냈다.
지난 5월 17일 한화큐셀 미국 법인에 총 4.8GWh 규모의 ESS 배터리를 공급하는 계약이 공시됐다. 이는 1조 원에서 1조4000억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