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건설사 10곳 중 6곳이 최근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교체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인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CFO를 새로 선임하며 재무건전성 강화에 고삐를 쥐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22일 데이터뉴스가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의 CFO를 분석한 결과, 10개 기업 중 6곳이 지난해 말 임원인사를 통해 CFO를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사는 현재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 불황으로 인해 건축허가, 착공, 분양 등 모든 지표가 역대급 부진을 이어가는 등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특히 부동산 시장 침체로 미분양이 쌓이면서 자금난을 겪는 기업이 늘고 있다.
시평 16위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가 결정되며 국내 건설업계는 부동산 PF 부실 우려에 따른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부동산 PF는 시행사가 대규모의 자금을 대출받아 건설한 뒤 분양으로 발생한 수익을 통해 대출 자금을 갚는 구조다.
건설 경기가 호황일 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부동산 경기 불황으로 수요와 공급이 모두 저조해져 사업성이 악화될 때가 문제다. 시행사가 채무를 감당하기 어려워져 이를 보증한 건설사가 재정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에 주요 건설사들은 재무관리를 담당하는 CFO를 교체함으로써 재무건전성 강화에 힘쓰고 있다.
▲주요 건설사들이 신임 CFO를 선임하면서 세대교체에 나섰다. 홍종수 롯데건설 상무(왼쪽, 1975년생)이 10개 건설사 CFO 중 최연소고, 채준식 SK에코플랜트 부사장(1973년생)이 뒤를 이었다. / 사진=각 사
시평 상위 10개 기업 중 현대건설(김도형 상무), GS건설(채헌근 전무), 포스코이앤씨(김원희 전무), 롯데건설(홍종수 상무), SK에코플랜트(채준식 부사장), 호반건설(김철희 전무) 등 6곳이 지난해 임원인사를 통해 CFO를 교체했다.
이를 통해 세대 교체를 이뤄냈다. 신임 CFO 중 김도형 현대건설 상무, 채헌근 GS건설 전무, 김원희 포스코이앤씨 전무, 홍종수 롯데건설 전무 등 4명이 전임 CFO보다 젊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롯데건설의 홍 상무는 1975년생으로, 전임인 김태완 상무(1968년생)와 7살 차이가 난다.
주요 건설사 CFO 중 1970년대생은 홍종수 롯데건설 상무(1975년생), 채준식 SK에코플랜트 부사장(1973년생), 김도형 현대건설 상무(1973년생), 박경렬 DL이앤씨 실장(1970년생) 등 4명이다.
신임 CFO들을 모두 내부 출신으로만 꾸린 점도 돋보인다. 해당 기업이나 그룹 내 타 기업에서 재무관리를 맡았던 임직원들이 자리를 옮겨 CFO에 올랐다. PF발 재무개선 악화의 우려 확대로 CFO의 역할론이 확대되는 만큼 재무 등 내부 상황을 잘 아는 인물이 CFO 적임자로 평가된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 CFO를 포함해도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 중 DL이앤씨를 제외한 9곳은 모두 내부 출신으로 CFO를 꾸렸다. DL이앤씨의 CFO를 맡고 있는 박경렬 실장은 아워홈 해외전략사업부 상무, 깨끗한나라 CFO 등을 역임하다 2022년 8월 DL이앤씨 CFO로 선임됐다.
한편, 10개 건설사 CFO들의 이력을 분석한 결과, 전공(학사 기준)은 경영학·경제학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10명 중 6명이 경영학을 전공했고, 김도형 현대건설 상무, 홍종수 롯데건설 상무는 경제학과를 나왔다. 이용희 대우건설 전무는 회계학을 전공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