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이앤씨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도 좋지 못한 성적표를 받았다. 어려운 경영 상황에서 DL이앤씨는 주주총회에서 마창민 전 대표의 재선임을 결정한 지 2주만에 교체카드를 꺼냈다. 마 전 대표에 이어 또 다시 선택된 LG전자 출신 비건설인 CEO 서영재 신임 대표가 DL이앤씨를 어떻게 바꿀지 주목된다.
20일 데이터뉴스가 DL이앤씨의 실적발표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8905억 원, 영업이익 609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2.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2.5% 하락했다.
DL이앤씨는 마창민 전 대표가 취임한 2021년 9573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최고 실적을 올렸다. 하지만 이듬해 하락하기 시작해 지난해 영업이익이 3307억 원까지 감소했다. 2년 새 65.5% 줄었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높아진 매출원가율이 수익성 하락으로 이어졌다. DL이앤씨의 매출원가율은 2021년 81.8%에서 지난해 90.2%까지 상승했다. 올해 1분기에도 89.6%의 원가율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1.7%p 올랐다.
건설업 불황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DL이앤씨는 인적 쇄신을 단행했다. 3월 20일 정기주주총회에서 마창민 대표 사내이사 재선임한 지 2주만인 4월 3일 신임 대표 선임을 위한 주주총회소집을 결의했고, 지난 10일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서영재 대표를 선임했다.
서 대표는 경북대에서 전자공학(학사)을, 미국 일리노이주립대에서 경영학(석사)을 공부하고 1991년 LG전자에 입사해 TV·AV·IT사업부, 비즈인큐베이션센터 등 핵심 사업 부문을 두루 거쳤다. 기획, 재무, 경영 업무를 경험해 ‘전략기획통’으로 불리며, 공학과 경영학 소양을 모두 갖춘 융합형 리더라는 평가도 받는다.
서 대표의 가장 큰 과제는 급감한 DL이앤씨의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사임한 마 전 대표에 이어 또 다시 LG전자 출신 비건설인 CEO라는 점에서 예상 밖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DL이앤씨 측은 서 대표가 전략기획, 경영진단 등을 맡았던 업무 경험과 성숙기 사업을 턴어라운드에 성공시킨 노하우를 바탕으로 선제적이고 시스템적인 그물망식 리스크 관리에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DL이앤씨 이사회도 LG전자 출신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DL이앤씨 이사회는 서 대표를 포함한 2명의 사내이사와 4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다.
사내이사인 윤현식 경영관리실장은 LG전자 MC마케팅커뮤니케이션실장 출신이며, 사외이사인 노환용 LG상록재단 비상임이사은 LG전자 B2B부문장을 역임했다.
성수아 기자 sa358@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