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멀리 보고 사내하도급 노동자 끌어안았다”

사내하도급 노동자 직접고용, 1분기 직원 543명 증가, 소속 외 근로자는 50% 줄어…“철강기업 핵심은 생산기술자”

[/취재]사내하도급 근로자 끌어안은 동국제강, 정직원 500명 늘었다
동국제강의 직원 수가 올 들어 500명 이상 증가했다. 철강업계에서 처음으로 사내하도급 근로자를 직접 고용한 결과다.

30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동국제강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3월 말 현재 직원 수가 2065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말의 1522명보다 35.7%(543명) 증가했다. 반면, 소속 외 근로자는 지난해 말 914명에서 올해 3월 말 455명으로 50.2%(459명) 감소했다.

지난해 6월 동국홀딩스에서 분할된 뒤 1500명 선을 유지해온 동국제강의 직원 수가 올 들어 급증한 것은 사내하도급 근로자를 직접 고용했기 때문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1월 1일부로 사내하도급 근로자가 정직원으로 전환된 것이 1분기 직원 수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동국제강그룹은 지난해 11월 노사합의를 통해 특별 채용 절차를 통해 동국제강과 동국씨엠에서 사내하도급 근로자 1000여 명을 직접 고용하겠다고 발표했다. 피고용자는 동국제강그룹의 복리후생과 임금 기준을 동일하게 적용받는다.

장세욱 동국제강 대표는 올해 시무식에서 “직영으로 전환한 직원들이 회사에 잘 적응할 수 있게 지원해달라”고 당부했다.

철강업계에서 사내하도급 근로자를 직접 고용한 것은 동국제강이 처음이다. 철강업계는 사내하도급 근로자에 대해 원청 직원보다 낮은 수준의 임금과 복지를 지급했다.

최근 사법부가 철강기업의 사내하도급을 불법 파견으로 인정해 원청이 하도급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라는 판결을 잇달아 내놓았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2022년 법원에서 하도급 노동자의 불법 파견 판결을 받았다. 

포스코와 현대제철는 직접 고용 대신 자회사를 설립해 하도급 노동자를 채용하는 우회로를 선택했다. 

반면, 동국제강은 직접 고용을 결정했다. 이번 조치로 동국제강의 정규직 직원이 된 전환으로 복리후생과 안전보건 관리가 강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자회사를 설립해 사내하도급 노동자를 채용할 수 있지만, 미래를 내다보고 업계에서 처음으로 직접고용을 시행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철강기업의 핵심의 생산기술자다. 비용이 더 들지만, 점점 젊은 인력이 철강 제조업을 기피하는 상황에서 숙련 기술 노동자를 보유해 장기적으로 성장하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판단해 직접고용을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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