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 넷제로(탄소중립) 달성을 선언한 포스코의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180만 톤 늘어났다. 당장 2026년부터 시행될 유럽의 탄소관세에 대비하려면 배출량을 줄여야 하지만, 관련 설비 투자 확대에 따른 가격경쟁력 하락 우려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26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포스코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포스코의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은 7200만 톤으로, 전년(7020만 톤)보다 2.6%(180만 톤) 증가했다.
전 세계적으로 환경에 관해 관심이 커지며 기업의 탄소 배출에 대한 규제도 강해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026년 1월부터 철강 등 6개 품목에 대해 제품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에 관세를 부과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승인했다. 미국도 유사한 법안을 검토하고 있다.
포스코는 이러한 법안으로 향후 탄소가격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며 온실가스 감축 추세에 뒤처지거나 실패하면 제품 판매 경쟁력 하락으로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지난 18일 글로벌 철강 콘퍼런스에서 “포스코그룹은 친환경 미래사회 구현을 위한 혁신적 소재로 업을 확장할 것”이라며 친환경 기업으로의 전환을 강조했다.
포스코는 지난 2020년 12월에 2050년까지 탄소중립(넷제로)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2030년에는 2017년~2019년의 평균인 7800만 톤에서 10%가량 감축한 7100만 톤을 기록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온실가스를 2015년부터 2018년까지 7100만 톤에서 7310만 톤 사이를 배출하다가 2019년에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의 부생가스 복합발전소 인수 등을 이유로 배출량이 8050만 톤으로 크게 늘어났다.
이듬해인 2020년 7560만 톤, 2021년 7860만 톤을 배출한 포스코는 2022년 7020만 톤으로 840만 톤이 줄었다. 당시 온실가스 배출량이 크게 줄어든 것은 자연재해에 따른 생산감소가 크게 작용했다.
2022년 태풍 ‘힌남노’로 인한 냉천 범람으로 135일 동안 포항제철소 생산라인 17곳의 가동이 중단됐다. 그중에 핵심 공장인 2열연공장이 포함됐다. 2열연공장은 포항제철소가 연간 생산량 1350만 톤의 제품 중 500만 톤이 통과하는 곳이다.
실제로 2022년 평균가동률이 최근 5년 새 가장 낮았다. 포스코의 조강 생산량 평균 가동률은 2021년 94.1%에서 2022년 84.1%로 10%p 하락했다.
포스코의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다시 7200만 톤으로 증가하며 넷제로 달성을 위한 추가적인 포스코의 온실가스 감축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저탄소 원료를 사용하고, 탄소 저감 설비를 이용하면 결과적으로 비용이 늘어 저가 물량 공세를 하는 중국산 제품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다”며 “이러한 이중고가 있지만, 시황을 살피고 선진국의 요구에 맞춰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이 2050년까지 넷제로 달성을 선언한 것과 달리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많은 중국은 2060년을 목표로 잡았다. 환경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2020년 중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1위로 2위인 미국보다 2배 이상 많았다.
포스코는 현재 단기적으로는 원료탄 사용 비율을 줄이기 위한 원료탄 비율 저감기술 개발과 제강 공정에서 용선(철광석이 녹아 만들어진 쇳물) 사용량을 줄이고 스크랩 사용량을 늘리는 저 용선비율(HMR, Hot Metal Ratio) 기술 개발을 추진 중이다.
중기적으로는 저탄소 생산체제로의 전환을 위해 탄소포집(CCUS) 기술과 전기로를 활용한 탄소 감축형 강재를 생산하고, 수소환원제철(HyREX, 석탄 대신 수소를 사용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없애는 방식) 공정 실증을 위한 연구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지난 2월 광양에 전기로 공장을 착공했다. 2026년부터 본격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수소환원제철 공정은 2026년까지 시험설비를 도입하고 2030년까지 상용기술을 완성할 계획이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