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가 오너 3세의 폭행사건, 자녀가 소유한 기업에 일감 몰아주기 의혹 등이 잇따르면서 오너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김호연 회장의 장남 김동환 빙그레 사장은 지난 8월 음주 상태에서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첫 공판에서 검찰은 김 사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형유예 1년을 구형했다.
김 사장은 지난 6월 용산구 아파트 단지에서 술에 취해 경비원과 말다툼을 하던 중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 2명을 폭행했다.
사장으로 취임한 지 3개월 만에 벌어진 일이다. 김동환 사장은 1983년생으로, 2014년 빙그레에 입사했다. 구매부 과장, 마케팅 전략 담당 상무, 경영기획 본부장 등을 거쳐 올해 3월 사장으로 승진했다.
빙그레는 오너일가가 연관된 일감 몰아주기 의혹으로도 구설수에 올랐다. 최근 공정위가 빙그레를 공정거래법 위반 의혹으로 조사에 나섰다. 자회사인 해태아이스크림이 기존 협력업체와 거래를 끊고 물류 계열사 제때와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다.
제때는 빙그레 오너 3세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물류회사다. 장남 김동환 사장이 33.34%, 장녀 김정화씨가 33.33%, 차남 김동만씨가 33.33%의 지분을 나눠갖고 있다.
제때의 내부거래액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9년 549억 원, 2020년 582억 원, 2021년 672억 원으로 늘어났다. 지난해는 1005억 원이 빙그레에서 나왔다.
배당금도 불어났다. 2013년 2억7000만 원에서 지난해 28억5000만 원으로 10년 만에 10배가 늘었다.
빙그레는 지난해 최대 실적을 냈다. 매출은 10.0% 늘었고 영업이익은 3배 넘게 증가한 1123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급증과 관련, 가격 인상이 수익성 증가의 요인으로 꼽히며 지적을 받았다.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 상황에서 김동환 사장의 폭행, 공정위 조사 착수 등으로 내외부적으로 오너 관련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오수민 기자 osm365@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