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2021년 가뿐히 넘겼다…D램 46% 성장

작년 DRAM 매출 45조 추정, 호황기 2021년보다 14조 늘어…HBM 포함 그래픽향 매출 비중 40% 넘어

[취재] SK하이닉스, 11년만에 빛 발한 HBM 타고 역대급 실적 달성
SK하이닉스가 역대 최대 매출, 영업이익을 기록한 가운데, 고대역폭 메모리(HBM) 판매가 실적을 크게 견인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7일 데이터뉴스가 SK하이닉스의 실적발표자료에 공개된 분기별 동적 랜덤 액세스 메모리(DRAM) 매출 비중을 근거로 역산한 결과, 지난해 DRAM 매출은 반도체 호황기였던 2021년 대비 46.2% 증가한 45조1744억 원으로 추정된다.

SK하이닉스 사업에서 가장 큰 축을 차지하고 있는 DRAM의 매출은 2021년 30조9050억 원에서 매년 감소해 2023년 20조9038억 원까지 떨어졌다. 이에 따라 2023년 전사 매출도 32조7657억 원까지 줄었다.

2024년 반도체가 부흥하며 SK하이닉스는 성장세로 돌아섰다. 이번에는 지난 반도체 호황기 실적을 훌쩍 넘기며 창사 이래 최고 매출과 영업이익을 냈다. 이러한 배경에는 HBM이 꼽힌다. 

HBM은 여러 개의 DRAM을 수직으로 연결한 고성능 메모리다. SK하이닉스는 2009년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판단하고 개발에 착수해 2013년 12월 HBM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하지만 HBM은 높은 가격에 비해 쓰임새가 많지 않아 주목을 받지 못했다.

최근 몇 년 사이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며 AI 메모리 반도체용 HBM 수요가 급증하며 분위기는 반전됐다.

SK하이닉스의 DRAM 응용처별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2021년 4분기 HBM을 포함한 그래픽향 DRAM 비중은 6.5%(추정) 수준에서 2024년 4분기 41.2%(추정) 수준으로 눈에 띄게 늘어났다. 

한편, 중국에서 HBM을 제외한 범용 DRAM인 DDR4를 대량으로 생산하며 DRAM의 판가가 대폭 하락함에 따라 DDR4, LPDDR4 등 SK하이닉스의 범용 제품 매출 비중이 지난해 20% 수준에서 올해 한 자릿수로 축소되고 HBM의 비중은 더 확대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범용 DRAM의 매출 감소에도 수익성이 높은 HBM 공급에 집중하며 실적 상승 기조를 이어갈 계획이다.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SK하이닉스는 “올해 HBM 중심의 AI 메모리 시장은 성장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일반 DRAM 시장은 완만한 조정기를 거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AI향 메모리 생산에 우선순위를 두기 때문에 과거 사이클과는 다르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9월 세계 최초로 양산한 HBM3E(5세대) 공급을 확대하고, HBM4(6세대)를 적기 개발해 고객 요청에 맞춰 공급할 계획이다. 12단은 올해 하반기, 16단은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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