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이사 보수 한도 증가액 압도적…130억 늘린다

150억→280억 추진, 국내 지주사 중 최고 증가액…매출·영업이익 하락 불구 87% 늘려

㈜두산, 이사 보수 한도 증가액 압도적…130억 늘린다
두산그룹 지주사 ㈜두산이 이사보수 한도를 130억 원 늘린다. 국내 그룹 지주사 중 증가액과 증가율 모두 압도적으로 높다. 이사 보수총액의 75%를 받는 박정원 회장의 연봉은 얼마나 올릴지 주목된다.

21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두산의 주주총회 소집공고를 분석한 결과, 오는 31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 이사 보수총액 한도를 150억 원에서 280억 원으로 130억 원(86.7%) 확대하는 안을 상정했다.

㈜두산의 이사 보수총액 한도 증가폭은 국내 그룹 지주사들을 크게 앞선다. 3월 정기주주총회 공고를 낸 32개 그룹 지주사 중 보수 한도를 높인 기업은 21.9%인 7곳이다. 이들 기업 중 ㈜두산을 제외하면 증가액은 50억 원 이하이며, 증가율도 50% 이하다.

이번 주총에서 이사 보수 한도 조정 안이 통과되면 ㈜두산의 이사 보수총액 한도는 국내 그룹 지주사 중 효성(300억 원)에 이어 2위가 된다. SK㈜, ㈜LG, 포스코홀딩스, 롯데지주, HG현대㈜, ㈜GS, CJ㈜, 한진칼, ㈜LS 등 ㈜두산보다 재계 순위가 높은 그룹 지주사들보다 훨씬 많다.

㈜두산의 이사 보수 한도 조정은 2년 만이다. 앞서 2023년 120억 원에서 150억 원으로 30억 원 늘린 바 있다. 

두산의 한도 조정은 최근 들어 이사 보수 실지급액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두산은 최근 들어 이사 보수 실지급액이 빠르게 늘어났다. 2021년 43억 원, 2022년 99억 원, 2023년 118억 원에 이어 지난해 147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실지급액은 이사 보수총액 한도에 3억 원 차이에 불과했다.

㈜두산, 이사 보수 한도 증가액 압도적…130억 늘린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 사진=두산


실지급액 상승에는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의 연봉 증가가 크게 작용했다. 박 회장이 ㈜두산에서 받은 연봉은 2022년 64억8100만 원에서 2023년 84억2900만 원으로 19억4800만 원 늘었다. 

또 지난해는 상반기에 96억1000만 원을 받았다. 하반기에 받은 급여를 포함하면 지난해 연봉은 112억6400만 원으로 추정된다. 2023년보다 28억3500만 원 늘어난 규모다.

박 회장이 2024년 추정 연봉은 지난해 두산 이사 보수 실지급 총액의 76.6%에 해당한다.

두산의 실지급액이 한도에 거의 근접해 늘릴 필요성이 있다고 해도 증가폭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특히 두산은 지난해 실적이 하락했다는 점에서 수위 조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두산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1.1% 늘었지만, 종속회사 매출 감소 등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2%, 30.1% 줄었다.

한편, ㈜두산은 이사회에 보상위원회를 두고 있지 않다. 보상위원회는 등기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을 심의하는 등 이사 보수를 결정하는 과정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보상위원회가 의무 사항은 아니지만, 최근 대기업을 중심으로 이를 설치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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