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AI 핵심 부품으로 수익성 승부

영업이익률 2023년부터 7%대 정체…실리콘 캐패시터가 돌파구, MLCC 보다 수익성 좋아

[취재] 삼성전기, AI 겨냥한 실리콘 캐패시터와 기판으로 수익성 올릴까
삼성전기가 AI 핵심 부품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어 올해 수익성 반등을 꾀하고 있다. 

23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삼성전기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1분기 영업이익률은 7.3%로 집계됐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첫 매출 10조를 돌파하는 등 성장하고 있지만, 지난 2023년부터 한 자릿수로 내려온 영업이익률은 반등의 기미가 없어 수익성이 아쉬운 상황이다. 이는 중국과 대만이 범용 제품군에서 바짝 뒤를 쫓고 있어 마진이 축소됐기 때문이다.

삼성전기는 이에 따라 휴머노이드용 카메라 모듈, 유리 기판 등 여러 고부가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올해 실적이 가시화될 사업은 '실리콘 캐패시터'와 인공지능(AI) 가속기용 패키지기판이다. 

캐패시터는 전자회로에서 전기를 저장하고 방출해 내부의 전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주는 장치다. 기존 MLCC(멀티레이어 세라믹 캐패시터)는 유전체와 전극을 교대로 쌓아 고용량, 고전압이지만 두껍다는 단점이 있다. 

실리콘 캐패시터는 단층으로 얇아 더 작은 기기에도 활용이 가능하고, 이에 따라 용량 밀도가 높아져 강한 전기를 사용할 수 있다. 전류가 흐를 때 발생하는 기생 저항이 낮아 빠르면서도 안정적이기에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서버, 자율주행 시스템, 항공전자, 의료기기 등에서 수요가 높은 차세대 기술이다. 

업계 관계자는 "MLCC는 두께가 있어 반도체 주변에 사용되는데, 실리콘 캐패시터는 얇아서 반도체 바로 밑에 붙일 수 있다"며, "MLCC와 용도가 비슷하고 성능이 더 뛰어나지만, 실리콘 캐패시터는 가격대가 대략 수백배 높아 전부 대체하지 않고 같이 쓰인다"고 설명했다.

현재 해외에서는 일본의 무라타, 미국의 비쉐이, 스카이웍스, 메이콤 테크놀로지, 대만의 TSMC 등이 생산하고 있고, 국내는 삼성전기와 DB하이텍이 추진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기가 DB하이텍보다 앞서있다.

DB하이텍은 이르면 올해 6월 실리콘 캐패시터를 초도 양산할 계획이지만, 삼성전기는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AI와 모바일 고객을 상대로 실리콘 캐패시터를 이미 출하하고 있고, 올해 의미있는 매출 만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다른 신사업인 AI가속기용 FC-BGA(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는 2분기부터 유의미한 매출이 발생할 예정이다. FC-BGA는 반도체 기판 중 하나로, 고집적 반도체 칩과 기판을 플립칩 범프로 연결하며 전기 및 열적 특성을 높인 패키지기판이다. 그중에서도 AI가속기용은 하이앤드에 속한다.

삼성전기는 이를 통해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이상의 FC-BGA 매출 성장을 일으킬 계획이다. 패키지솔루션 사업부의 올해 1분기 매출은 499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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