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사업 다각화를 통해 지난해 매출 10조 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영업이익도 개선했지만, 1조 원을 넘었던 시기에 비하면 아쉬운 수준에 머물렀다.
11일 데이터뉴스가 삼성전기의 실적발표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4년 매출은 전년(8조8924억 원) 대비 15.8% 증가한 10조2941억 원으로 집계됐다. 기존 최대 매출인 2021년의 9조6750억 원보다도 6.4% 많은 규모를 달성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삼성전기 매출은 코로나19 여파로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며 PC, 스마트폰 등 IT 시장이 활성화된 2021년에 전년보다 2조 원 가까이 증가했다. 하지만, 길어진 IT 제품 교체 주기 등의 이유로 정체기가 이어지며 2023년 매출이 8조 원대로 줄었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기존 IT 시장 외에 인공지능(AI)·서버·전장 시장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10조 원을 돌파했다.
광학통신솔루션 및 패키지솔루션 사업부문이 매출 성장을 주도했다. 컴포넌트(MLCC) 부문 매출은 2021년 대비 6.6% 줄었지만, 광학솔루션(카메라모듈)과 패키지솔루션(반도체 기판)은 각각 17.9%, 21.3% 증가했다.
광학통신솔루션 부문에서는 차량용 카메라 모듈이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 기존에는 자동차 한 대에 카메라가 후방용으로 한 개 쓰였다면, 최근 전동화 추세에 따라 차량 주위를 360도 확인할 수 있는 서라운드 뷰 등이 도입되며 4~5개씩 탑재되고 있다.
패키지솔루션 부문에서는 AI 열풍으로 서버·네트워크용 고집적 반도체용 고밀도 패키지 기판(FCBGA) 수요가 늘어 실적이 개선됐다. 베트남 생산라인을 본격 가동하고, 서버·ARM CPU 기판 등 고부가 제품 공급을 확대한 것도 매출 상승 요인이 됐다.
다만, 영업이익은 개선폭이 기대치를 밑돌았다. 2024년 영업이익은 7350억 원으로, 전년(6605억 원) 대비 11.3% 증가했다. 하지만, 2021년(1조4869억 원)에 비하면 절반 수준에 그쳤다. 2021년 15.4%에 달했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7.1%로 크게 떨어졌다.
부품 업계 관계자는 “2021년, 2022년은 IT 시장 수요가 급증해 공급 부족 현상이 일어날 정도로 부품 회사에서 부르는 게 값이었던 상황”이라며, “이후 모든 부품 회사가 생산량을 늘려 당시보다 영업이익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삼성전기는 고부가 제품 비중을 확대해 수익성을 늘릴 방침이다.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에서 2025년 1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 및 전년 동기보다 두 자리수 이상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컴포넌트 부문은 AI 서버 및 자율주행 시장 성장세에 맞춰 서버·전장용 고온·고용량 및 전기차 파워트레인용 고온·고압품 MLCC 수요 증가에 선제 대응할 계획이다.
광학솔루션 부문은 스마트폰 카메라 고성능화 추세가 지속됨에 따라 IT용 고사양 카메라모듈을 개발하고, 인 캐빈(In-Cabin, 실내용) 카메라 등 전장용 카메라모듈 제품 공급을 확대할 예정이다.
패키지솔루션 부문에서는 AI 서버향 패키지기판의 고성장세 지속이 전망됨에 따라 ARM 프로세서용 및 서버·네트워크용 등 고부가 패키지 기판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수요 확대가 예상되는 AI가속기용 FCBGA를 본격 양산할 예정이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