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강도 높은 가계대출 규제에 따라, 시중은행들이 기업대출로 눈을 돌리고 있다.
9일 데이터뉴스의 취재를 종합한 결과, 지난달 시중은행들의 가계대출 잔액이 대폭 늘었다.
5대 시중은행의 6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754조8348억 원으로, 전 달(748조812억 원) 대비 6조7536억 원 늘며, 지난해 8월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다. 주택 구입을 위한 영끌과 증시 호황에 따른 빚투 수요가 겹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이달 1일부터 시행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규제 도입으로 인한 대출 한도 축소에 앞서 대출을 받으려는 막차 수요가 몰린 점이 주효했다.
심상치 않은 가계대출 증가세로 인해 정부는 가계대출 규제에 팔을 걷어부쳤다. 지난달 27일 수도권·규제지역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 원으로 제한하고, 가계대출 총량 목표를 올 하반기붜 애초 계획 대비 50% 수준으로 감축하는 내용의 대출 규제를 발표했다.
대출 규제와 DSR 3단계 시행으로 인해 가계대출 확대가 어려워진 시중은행들은 기업대출로 눈을 돌리고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들의 올해 3월 말 기업대출금은 671조5119억 원으로, 전년 말(670조4567억 원) 대비 0.2% 증가한 상태다.
은행들은 하반기에 들어 기업대출을 늘리기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기업우대금리 규모를 대폭 확대했다. 하반기 기준으로 국민은 9조5000억 원, 신한은 12조 원으로 설정했다. 우대 한도는 본점이나 영업점에서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대출을 내어줄 때 금리를 낮게 줄 수 있는 재량권이자 금액의 한도치다.
정부의 기조에 맞춰 소상공인 정책도 확대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한 자영업자 보증대출 상품인 KB 소상공인 동반상생 시리즈 출범을 앞두고 있다. 신한은행도 경영 노하우·마케팅 전략 교육 등 다양한 컨설팅 서비스를 확대했다.
하나은행은 중동 발 리스크로 인한 중소기업·소상공인의 긴급 유동성 지원을 위해 11조3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공급한다. 우리은행은 새희망홀씨2 대출을 대폭 확대한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이 상품을 통해 6374억 원의 자금을 공급하며 서민금융 지원에 나섰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