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이 SK엔무브와의 합병을 통해 재무 구조를 개선에 나선다. 특히 북미에서 고성장 중인 ESS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2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SK온의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SK온의 6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248.1%로 나타났다.
SK온은 배터리 캐즘에 의한 적자에 북미 대규모 투자 등으로 재무부담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같은 계열사 SK엔무브(윤활유, 액침냉각)와의 합병으로 재무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30일 SK온은 SK엔무브를 흡수합병하고, 합병법인은 오는 11월 1일 공식 출범한다고 밝혔다.
SK엔무브의 부채비율은 106.9% 수준으로 낮아 합병 직후 즉각적인 재무 개선 효과가 발생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6월 말 SK엔무브의 자본 1조6622억 원, 부채 1조7766억 원이 유입된다고 가정해 단순 계산하면, SK온의 부채비율은 232.1%로 낮아진다.
또 올해 SK온이 2조 원 규모의 제3자 유상증자(PRS 계약 활용)를 추진할 계획으로 이에 따른 재무 개선이 추가로 이뤄진다. 더불어 투자도 2026년부터 줄어들어 부채비율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2011년부터 이어진 국내/해외 공장 투자 총 소요 자금은 35조1335억 원이며, 6월 말 기준 기 지출금액은 32조5663억 원으로 92.7%에 달한다. 최근 3~6개월 단위로 2조 원 규모를 투자비로 지출한 것으로 보아 투자는 올해 대부분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SK엔무브는 영업이익률이 11.5%로 수익성이 좋아 SK온의 적자 부담도 줄어들 전망이다. SK엔무브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2566억 원으로 SK온의 상반기 적자(-1016억 원)를 상쇄할만한 수준이다.
합병으로 재무 개선이 이뤄짐과 동시에 사업 시너지가 기대되고 있다. 배터리는 발열을 잡는 게 중요한데, SK엔무브는 열관리솔루션이 있기 때문이다.
기존에도 협업은 이뤄졌다. 지난 3월에 열린 '인터배터리 2025'에서 SK온은 SK엔무브와 공동 개발한 차세대 액침냉각 배터리 팩을 공개했다. 액침냉각은 절연성 냉각 플루이드를 배터리 팩 내부에 순환시켜 열을 방출하는 시스템이다.
SK온 관계자는 "양사는 이미 상당 부분 연구 개발도 같이 해왔고, 고객사와 논의하고 있는 단계"라며, "물론 한 회사로 합쳐지기에 협업 시너지는 더 난다"고 말했다.
특히 고성장하고 있는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사업에서의 협업이 주목된다. 산업조사기관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미국 내 ESS 누적 설치량은 2023년 19기가와트(GW) 규모에서 2030년 133GW, 2035년 250GW로 대폭 증가할 전망이다.
SK온은 지난 7월 11일 북미용 ESS용 LFP 배터리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엘앤에프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미 북미에 배터리 공장이 있어 향후 기존 생산라인 전환 등으로 LFP 배터리 대응이 가능하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