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금융감독청, 퍼블릭 블록체인상의 ‘토큰화된 펀드’ 허용”

FT, “며칠씩 걸리던 정산이 몇분으로…비용은 절감, 리스크는 줄어”

영국에 토큰화된 펀드(tokenized fund)’가 도입된다. ‘토큰화된 펀드, 투자자가 펀드에 보유한 지분을 블록체인 상에 디지털 형태로 기록한 것을 의미한다.

 

영국 금융감독청(FCA·Financial Conduct Authority)이 자산운용사들에 대해 자사 펀드를 토큰형태로 발행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규제안을 내놓았다. 이는 영국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글로벌 금융 경쟁력을 유지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라고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가 최근 보도했다.

 

토큰화를 통해 자산운용사들은 거래 속도를 높이고, 현재 며칠씩 걸리는 정산 시간을 몇 분으로 단축할 수 있게 된다. 결과적으로, 자본 요구량과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블록체인 지지자들은 주장하고 있다.

 

현재 블랙록, 애버딘, 프랭클린 템플턴 등 대형 자산 운용사들도 자사 펀드의 토큰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FCA의 이번 제안은 내년으로 예정된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포괄적 규제체계출범을 앞둔 움직임이기도 하다. 미국은 트럼프 정부 이후 가상자산 친화적 정책으로 돌아서고, 유럽연합(EU)은 올해 가상자산시장법(MiCA)’을 발효했다. 영국은 디지털 자산 시장에 더 개방적이어야 한다는 압력을 받아왔다고 FT는 밝혔다.

 

FCA는 이번에 자산운용사에게 직접 펀드 입금(direct-to-fund)’ 모델을 허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지금은 개인 투자자가 자산운용사에게 돈을 맡기면, 운용사가 이를 펀드에 넣는 구조다. 그러나 새 모델에서는 투자자가 직접 펀드에 투자금을 송금할 수 있도록 허용된다.

 

이 경우 투자자는 자신의 지분을 블록체인상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돼, 펀드의 토큰화가 훨씬 쉬워진다. 영국 투자협회(Investment Association)는 이 모델이 운용 효율성을 높이고 관리 비용을 낮출 수 있다며 강력히 지지하고 있다.

 

영국의 금융감독당국은 퍼블릭 블록체인 사용도 허용할 방침이다. , 운용사는 개인정보 보호 문제에 유의해야 하며, 토큰 발행 시 네트워크 보안과 통제 절차를 명확히 관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FCA의 니키 트로스트 바이사이드 임시 국장은 이 기술은 펀드 운용을 더 효율적이고 비용이 덜들게 해, 실질적 이점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토큰화된 펀드 중 특히 머니마켓펀드(MMF)의 수요는 주로 가상자산 트레이더들에게서 나오고 있다. 트레이더들은 토큰화된 펀드를, 스테이블코인의 대체 수단으로 활용하면서 이자 수익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FCA는 이러한 토큰화된 MMF의 담보 활용을 지지하지만, “시장 하락 시에도 즉시 유동성과 안전성이 확보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언스트앤영의 아마르짓 싱 영국·아일랜드 디지털자산 부문 리더는 자산운용산업에서 영국은 룩셈부르크, 미국, 싱가포르 등과 글로벌 경쟁을 벌이며 혁신의 압박을 받고 있다. 이번 조치는 빠르게 진전 중인 경쟁 환경 상황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FCA는 오는 12월 중순까지 의견 수렴을 진행할 예정이다.


권세인 기자

 

[ⓒ데이터저널리즘의 중심 데이터뉴스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