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는 왜 카카오톡 롤백이 어렵다고 할까

대규모 시스템 롤백에 많은 인력·시간 부담 커…필요한 기능·UI 선택적 복원이 현실적

[취재] 카카오는 왜 카카오톡 롤백이 어렵다는 걸까

▲카카오가 지난달 23일 배포한 새로운 카카오톡 친구탭에 피드형 UI를 도입한데 대해 이용자들의 불만이 이어졌다. 그림은 카카오의 카카오톡 개편방향 소개 자료 중 친구탭을 소개한 내용 / 자료=카카오


지난 14일 우영규 카카오 부사장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카카오톡 롤백(이전 버전으로 되돌리는 것)이 기술적으로 어렵다”고 답한 뒤 논란이 다시 커지고 있다. “광고 수익 때문에 롤백을 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카카오 측은 사실이 아니라며 “롤백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일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톡의 친구탭 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되살리지만, 이는 롤백이 아니라 신규 업데이트 방식으로 복원하는 것”이라며 “4분기 내 가능한 한 빠르게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이용자들이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카카오톡 새 버전을 이전 버전으로 되돌리는 대신 새로운 업데이트 작업을 통해 이용자들의 불만이 집중된 부분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달 23일 ‘if(kakao)25’ 컨퍼런스를 통해 카카오톡 개편 내용을 공개하고 새로운 버전의 카카오톡을 배포했다. 

새로운 카카오톡은 친구의 이용자가 프로필의 사진, 상태 메시지, 디데이 등을 업데이트하거나 게시물을 작성하면 프로필 홈 내 격자형 피드에 표시되도록 친구탭이 변경됐는데, 이에 대한 이용자들의 혹평이 이어졌다. 

[취재] 카카오는 왜 카카오톡 롤백이 어렵다는 걸까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지난달 23일 열린 ‘if(kakao)25’ 컨퍼런스에서 카카오톡 개편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 사진=카카오


불만이 커지자 카카오는 새로운 카카오톡을 배포한 지 6일만에 기존 ‘친구목록’을 카카오톡 친구탭의 첫 화면으로 되살리고, 피드형 게시물은 별도의 ‘소식’ 메뉴를 통해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카카오톡 롤백 이슈에 대해 IT 업계에서도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현실적으로는 바뀐 시스템을 유지한 상태에서 추가 개발을 통해 친구탭 UI를 되살리는 게 합리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톡 새 버전 출시와 함께 데이터베이스의 구조가 바뀌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배포 후 새로운 데이터가 쌓인 상태에서 이를 다시 예전 구조로 바꾸는 작업이 쉽지 않고 이 과정에서 데이터 소실 등 의도치 않은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또 수많은 서버가 연결돼 있는데 새 버전에 맞춘 서버를 다시 되돌리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IT 업계 한 전문가는 “기술적으로 완전히 불가능한 일은 없다”면서도 “시스템 업그레이드 방식을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일반적으로 카카오톡처럼 대규모로 운영 중인 플랫폼은 되돌림보다 유지·개선이 합리적인 선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롤백을 한다면 단순히 프로그램 코드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이미 새 버전에서 발생한 사용자 데이터를 이전 시스템 구조에 다시 맞춰야 하는데, 결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일반적으로 기업 입장에서 새로 개발한 시스템을 되돌리는 것은 기술적 문제뿐만 아니라 당초 의사결정과정의 책임 문제도 있기 때문에 더 결정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카카오는 4분기 중에 친구탭 UI 복원을 마치겠다고 밝혔다. 다만, 정확한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카카오 관계자는 “수많은 이용자가 사용하는 서비스여서 충분한 품질검증(QA)과 테스트가 필요하다”며 “최대한 빠르게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강동식 기자 dskang@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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