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유성용 기자] SK하이닉스(사장 박성욱)가 2011년 말 SK그룹 편입 이후 5년 만에 임원 수가 3배 늘었다. 급변하는 반도체 시장과 경쟁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선제적 투자와 함께 내부승진이 대폭 이뤄진데 따른 것으로 회사측은 풀이하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업계에 따르면, 지난 3분기 SK하이닉스 임원수는 109명으로 2011년 9월 SK그룹에 편입되기 전 38명(국내 임원 기준)에 비해 2.9배 증가했다.
SK 편입 전 공시된 임원 명단에는 연구위원이 포함돼 있지 않아 비교에서 제외했다. 올 3분기 기준 연구위원을 포함한 SK하이닉스의 임원 수는 141명이다.
특히 SK하이닉스는 SK 편입 후 적게는 20명 초반에서 많게는 40명에 육박할 정도의 매년 꾸준히 신규 승진 임원을 배출했다.
2011년 말 인사에서 상무 승진자는 22명이었고, 2013년에는 39명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2014년과 2015년 말에도 각각 32명, 34명의 신규 임원이 탄생했다. 5년 동안 신규 임원 선임만 151명에 달한다.
이는 SK하이닉스가 2013년 2월 박성욱 사장이 취임한 이후 매년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는 등 호실적을 내 온 데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적극 대처한 결과로 풀이된다. 열린 소통과 수평적 리더십을 강조하는 박 사장은 과감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사업을 확대해 실적 끌어 올리고 있다. 2015년 연임했고 2018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2011년 10조4000억 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18조8000억 원으로 80.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700억 원에서 5조3000억 원으로 1300% 이상 급증했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기준 28%에 달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제품 및 운용처가 다양해지고 기술전개가 어려워지는 상황에 적극 대처하기 위해 세세한 부분들을 관리할 임원을 선임하다보니 수가 크게 증가한 것”이라며 “선순환 효과로 2013년부터 실적 경신이 매년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신규 승진 임원 수는 그룹 내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SK그룹은 지난해 82명의 임원을 신규 선임했는데, 이중 41.5%가 SK하이닉스에서 나왔다. 2013년과 2014년에도 각각 39%와 37.6%로 비중이 40%에 육박했다. 신규 선임 비중은 2011년 31.9%에서 10%포인트 가량 높아졌다.
다만 올해는 3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8%, 60% 감소해 예년의 승진잔치가 이어질 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SK하이닉스가 임원 수를 늘리고 호실적을 낸 데는 SK 편입 후 이뤄진 적기 투자도 빼놓을 수 없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SK에 편입된 첫해인 2012년 전 세계 반도체 업계는 불황으로 투자금액이 11% 감소했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전년 3조5000억 원에서 3조8500억 원으로 10% 확대하는 선제적 투자를 실시했다. SK하이닉스의 투자액은 2014년과 2015년에는 5조2000억 원, 6조6500억 원으로 더욱 증가했다. 올해도 3분기까지 4조6000억 원의 투자를 집행했다.
2011년 말 SK 편입 전 하이닉스 임원 38명 중 지금까지 재직 중인 인사는 11명으로 교체율은 71%였다. 이사회의장, 재경실장 등 등기임원과 대외협력실장, 마케팅본부장, 전략기획실장, 재무그룹장, 품질보증실장 등 요직이 모두 교체됐고, 일부는 SK그룹 출신이 자리를 꿰찼다.
신승국 SK하이닉스 대외협력실장은 (주)SK, SK텔레콤, SK에너지에서 25년 간 근무한 SK맨이고, 송현종 마케팅부문장도 SK텔레콤에서 10년 가까이 근무했다.
한편 SK그룹 인사는 늦어도 16일에는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17일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자 발표를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면세점 특혜 의혹이 적시돼 다음 주 중으로 연기될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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