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유성용 기자] 기업에서 핵심 요직은 오너의 곁이다. 오너의 최 측근 인사가 결국 주력부서를 담당하는 부서장이 되며, 기업의 살림살이를 도맡게 된다.
구본무 LG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이 친정체제를 강화하면서 정기인사로 측근 인사를 전면 배치하는 모습만 봐도 알 수 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사장단 3명 중 2명을 측근 인사로 두고 있으며, 곧 있을 인사에서 친정체제를 더욱 강화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부회장이 이끄는 삼성은 말할 것도 없다. 전무 시절부터 인연을 쌓으며 JY라인으로 불리는 측근들이 미래전략실과 재무, 핵심사업부 수장으로 포진하고 있다.
그룹 오너들의 '측근인사'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통상적으로 오너 2세, 3세들이 경영권 승계를 온전히 받기 전 이뤄지는 '경영수업'과정에서 형성된다. 그룹 회장은 승계받을 후계자에게 믿을 만한 '선생님'을 붙여주게 되는데, 수업 과정에 있는 주변인물들이 나중에 측근인사로 함께 성장하는 것이다.
데이터뉴스는 현재 한창 경영수업중인 LG그룹 차기총수 구광모 LG 상무 주변을 분석했다. 30대 그룹 승계관련 가장 '핫(Hot)'한 관심의 대상인 구 상무는 지난 연말 인사에서 승진하지 않고, LG 시너지팀 임원으로서 경영수업에 열중하고 있다.
9일 데이터뉴스 인맥연구소 리더스네트워크에 따르면, 구 상무는 미국 로체스터 공대를 졸업하고 2006년 LG전자 재경부문 금융팀 대리로 입사했다. 오너 일가로 경영수업을 위해 입사했지만 일반사원과 같이 과장 근무연한을 모두 채우고 차장으로 승진했다.
LG전자에서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 선행상품기획팀, 홈어플라이언스(HA)사업본부 창원사업장 등을 거쳐 2014년 (주)LG로 자리를 옮겨 시너지팀 부장을 맡았다. 이어 같은 해 11월 상무로 승진했다.
현재 LG 시너지팀 임원은 구 상무를 포함해 5명이다. 백상엽 LG 사장이 시너지팀장을 맡고 있으며, 김동춘·노진서·정원석 상무가 구 상무와 함께 동등한 입장의 시너지임원으로 포진해있다.
이들은 모두 구 상무가 시너지팀으로 옮기고 난 뒤 1년 후 보강된 인사다.
백 사장은 서울대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하고 1996년 LG EDS(현 LG CNS) 컨설팅부문으로 입사해 공공사업부장 상무, 사업이행본부장 전무, 사업개발팀장 부사장 등을 역임하고 2015년 연말 인사에서 시너지팀장 사장에 선임됐다.
김 상무와 노 상무는 LG화학 고기능소재사업부장과 LG전자 경영전략담당에서 시너지팀으로 이동했다. 정 상무는 신규 선임됐다.
시너지팀 상무급 임원은 1967년~68년생으로 48~49세다. 구본무 회장이 51세였던 1995년 회장이 됐던 점에 비춰 10여년 뒤 구 상무가 수장이 되면, 시너지팀 임원들은 나이가 50세 후반으로 그룹 사장단 평균 나이(58.3세)와 딱 맞아떨어지게 된다.
시너지팀에서 구 상무와 인연을 맺고 있는 임원들의 이름을 허투루 볼 수 없는 대목이다.
실제로 LG 시너지팀은 그룹 내에서 가장 확실한 승진 코스로 전해진다. 2014년 시너지팀을 이끌었던 권봉석 전무는 LG전자 HE사업본부장(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하현회 LG 대표도 2013년 시너지팀장을 맡은 후 이듬해 사장으로 승진했다.
한편 2012년 만들어진 LG 시너지팀은 그룹차원에서 각 계열사별 사업을 전체적인 시각에서 협업할 수 있도록 제안하고 조율, 지원하는 등 시너지를 확대시키는 역할을 한다.
시너지팀은 LG그룹 내부 조직 개편에 따라 조만간 새로운 부서명을 갖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시너지팀의 역할은 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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