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유성용 기자] 삼성그룹 코스피 상장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주가부양 성적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과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 전영현 삼성SDI 사장은 올 들어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해 평가 우위에 선 반면,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은 삼성 상장사 CEO 중 유일하게 주가가 뒷걸음질 쳤다.
삼성그룹은 올해 말부터 주요 계열사의 경영성과평가에 주가와 배당 등 주주친화 관련 요소를 반영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주가는 증시 환경과 업황, 정책 이슈 등 변수가 많지만 삼성이 주주친화정책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CEO들로서는 주가가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그룹 코스피 상장사 15곳 중 올 들어 업계 경쟁사보다 주가 상승률이 높은 곳이 7곳으로 집계됐다. 8곳은 경쟁사보다 낮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지난해 말 15만1000원에서 현재 37만8500원(23일 종가 기준)으로 150.7% 올랐다. 삼성그룹 코스피 상장사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업계 경쟁사인 한미약품(67.9%)보다도 상승폭이 2배 이상 크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2026.46에서 2490.05로 22.9% 상승했다. 삼성 코스피 상장사 15곳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35.9%다.
그룹 내 주가 상승률 2위인 삼성전기 역시 스마트폰 시장 호황 속에서 주가가 97.8% 올랐다. 경쟁사인 LG이노텍(90%)보다 높다.
3위인 삼성SDI는 10만9000원에서 20만5000원으로 88.1% 올랐는데, LG화학(51.5%)보다 주가 상승곡선이 가파르다.
삼성SDS(대표 정유성)도 40.1%로 그룹 및 코스피지수 평균보다 높고, 업계에서도 눈에 띄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삼성중공업(사장 박대영)과 삼성물산(사장 최치훈‧김신‧김봉영), 삼성엔지니어링(사장 박중흠)은 10~20%대 증가율로 그룹 상장사 평균보다는 낮지만 업계 경쟁사와 비교하면 견고한 모습을 보였다.
삼성중공업은 19.5%로 현대중공업(1.7%)을 크게 앞섰고,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도 각각 14.3%와 11.7%로 경쟁사들의 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과 대조를 보였다.
삼성전자(대표 권오현‧윤부근‧신종균)는 주가 상승률이 50.7%로 그룹 내에서 4위를 기록했지만, 경쟁사인 LG전자(88.4%)와 비교하면 뒤처진다.
오너 일가인 이부진 사장이 맡고 있는 호텔신라도 29%로 파라다이스(42%) 등 업계 경쟁사보다는 주가 상승률이 낮았다. 제일기획(사장 임대기) 역시 14.6%로 이노션(24.7%)에 뒤졌다. 이 사장은 삼성 오너 일가 중 유일하게 상장사 CEO를 맡고 있다.
금융계열사들의 주가 부양 성적표는 더욱 저조하다. 삼성증권(사장 윤용암)은 12.3%로 경쟁사인 미래에셋대우(43%)와 NH투자증권(48.7%)의 상승률과 비교해 3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삼성생명(사장 김창수)도 11.1%로 한화생명(17.6%)보다 저조하다. 삼성카드는 삼성그룹 상장사 중 유일하게 주가가 뒷걸음질 쳤다. 지난해 말 3만9700원에서 현재 3만6200원으로 8.8% 떨어졌다.
에스원은 3.2%로 상승했으나, 주가가 뒷걸음질 친 삼성카드를 빼면 그룹 내에서 주가 상승률이 가장 낮았다.
sy@datanews.co.kr
[ⓒ데이터저널리즘의 중심 데이터뉴스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