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박시연 기자] 광동제약의 연구개발비가 제약업계 빅5(유한양행·녹십자·광동제약·대웅제약·한미약품) 가운데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방의 과학화’를 이념으로 설립된 광동제약의 수익성은 삼다수, 옥수수수염차 등 의약품 개발 본업과 상관없는 음료 부문에 맞춰져 제약업계 3위의 위상을 무색케하고 있다.
3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매출 규모 상위 5개 제약회사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작년 3분기 기준 총 매출 규모는 4조3174억 원, 영업이익 3073억 원, 당기순이익 2541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매출규모 3조9974억 원, 영업이익 2341억 원, 당기순이익 2613억 원)와 비교하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8%, 31.3%씩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2.8% 감소했다.
이같은 수익성 악화에도 불구하고 각 제약회사가 투자한 연구개발비는 증가했다. 5개 제약회사가 투입한 연구 연구개발비는 3분기 기준 총 3734억 원으로 전년 동기(3513억 원)보다 6.3% 증가했다. 2년 전(3304억 원)과 비교하면 13%나 급증한 셈이다.
매출액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율 역시 평균 0.4%포인트 증가했다. 정부의 제약·바이오 지원 사업 시작으로 제약 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짐에 따라 신약개발에 집중해 성장성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지난해 말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한 업계 3위 광동제약은 업계 최저 수준의 연구개발비를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3분기 기준 광동제약의 매출액은 8634억 원, 영업이익 276억 원, 당기순이익 205억 원이다. 지난해 동기(매출액 7912억 원, 영업이익 374억 원, 당기순이익 261억 원)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9.1%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6.2%, 21.5%씩 감소한 상태다.
광동제약이 3분기 연구개발비 항목으로 지출한 금액은 총 46억 원으로 업계 평균(747억 원)의 6.6%에 불과하다. 연구개발비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0.9%로 업계 평균(9.9%)의 10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매출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2년 사이 0.2% 감소했다. 2015년 3분기 1.1%였던 광동제약의 연구개발비 는 2016년 3분기 0.8%, 2017년 3분기 0.9%로 2년 사이 0.2%포인트 감소한 상태다.
광동제약의 연구개발비가 업계 최하위 수준인 이유는 매출 비중에서 의약품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음료 부문 비중보다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실제 골드브릿지투자증권에 따르면 2017년(추정치 기준) 광동제약의 상품별 매출 비중은 먹는 샘물 삼다수가 28.6%로 가장 높다. 이어 기타 부문이 24.5%, 비타500 15.4%, 병원 9.8%, 옥수수수염차 8.3% 순이다. 음료 부문 매출이 전체 매출액의 42.6%를 차지하는 셈이다.
2017년 매출액 추이 역시 삼다수는 9.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비타500과 쌍화탕류는 각각 0.3%, 2.0%씩 증가하는데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업계에서는 제약 업계 3위인 광동제약이 신약개발 등 의약 부문 본업보다 음료 부문 등에 집중하면서 정체성이 모호해지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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