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박시연 기자] 제약업계 1위인 유한양행의 기부금 비중이 당기순이익(개별기준) 상위 3개 기업(개별기준)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한양행의 당기순이익 대비 기부금 비중은 업계 3위인 한미약품에 비해 무려 33.4배나 차이가 났다.
23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2017년 3분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제약업계 당기순이익(개별기준) 상위 3개 기업의 누적 기부금 총액은 73억2492만 원으로 집계됐다. 2년 전인 2015년 3분기(47억7367만 원)보다 53.4%, 2016년 3분기(13억2863억 원)보다 451.3% 증가한 수치다.
그 중 업계 1위 유한양행은 3분기 기준 누적 기부금이 3개 제약회사 중 가장 적었다. 당기순이익에서 기부금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0.4%에 그치면서 한미약품(14.43%)에 비해 33.4배 뒤처졌다.
유한양행은 지난 1926년 당시 식민지 민족의 현실을 직면한 유일한 박사가 '건강한 국민만이 잃었던 주권을 되찾을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설립한 기업이다. 이러한 설립 배경 때문에 유한양행은 기업이윤의 사회 환원을 통해 사회복지 증진에 기여하겠다는 기업이념을 따르고 있다. 그러나 업계 평균을 하회하는 기부금 비중으로 기업 이념이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유한양행의 기부금 규모(3분기 보고서 기준)는 3억3889만 원으로 2년 전인 2015년 3분기(3억3613만 원)보다는 0.8% 증가했으나 전년동기(8억3108만 원)보다는 58.3% 감소했다.
업계 2위인 녹십자의 경우 2015년 3분기 43억6300억 원, 2016년 3억400만 원, 2017년 3분기 23억9800만 원으로 2년 사이 기부금 규모가 45%나 감소했으나, 규모면에선 유한양행을 20억5911만 원(2017년 3분기 기준)차로 따돌리면서 앞서 나간 것과는 대조적이다.
유한양행의 기부금 규모는 한미약품과 비교해도 격차가 크다. 한미약품의 기부금 규모는 2015년3분기 7454만 원에서 2017년 3분기 45억8803만 원으로 2년 새 6055.1%나 급증했다. 유한양행의 기부금은 한미약품의 14분의 1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유한양행의 경우 당기순이익에서 기부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3개 제약사 가운데 가장 적어 이목을 끌었다.
2017년 3분기 기준 유한양행의 당기순이익 규모는 782억 원으로 기부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0.43%에 불과하다. 2년 전 동기(0.43%)와는 동일한 수준이지만 전년도 동기(1.16%)보다는 0.73%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업계 2위인 녹십자의 지난해 3분기 기준 당기순이익 규모는 557억 원으로, 당기순이익에서 기부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4.30%다. 2년 전보다 0.46%포인트 증가한 수치로 유한양행보다 3.87%포인트나 높다.
한미약품은 3개 제약회사 가운데 기부금 비중이 가장 높았다. 2017년 3분기 기준 한미약품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320억 원으로 기부금이 14.34%를 차지했다. 유항양행의 33.34배에 달하는 규모다.
유한양행은 사회공익법인인 유한재단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유한양행이 유한재단에 지급하는 배당 등을 합산하더라도 기부금 수치가 업계 평균을 상회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한양행에 따르면 지난 2016년 말 기준 재단을 포함한 기부금 총액은 43억3500만 원으로 당기순이익(1224억54만 원)의 3.8%에 불과하다. 녹십자와 한미약품의 기부금 비중(지난해 3분기 기준)보다 각각 0.5%포인트, 10.54%포인트 낮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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