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강동식 기자] 수년간 적자를 기록한 삼성 계열 상장사 중 흑자전환에 성공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SDI가 올해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반면, 오히려 적자가 늘어난 삼성중공업은 올해 적자폭을 얼마나 줄이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6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삼성 계열상장사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CMO) 전문기업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영업이익 630억 원을 올려 2011년 설립 이후 첫 흑자를 기록했다.
회사측은 지난해 1공장을 풀가동해 생산성이 개선됐고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의 승인으로 2공장 가동 물량이 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2016년 기업공개 당시 2017년을 손익분기 달성 시점으로 제시했는데, 목표가 이뤄진 셈이다. 김 대표는 1979년 제일합섬, 삼성그룹 비서실, 삼성종합화학, 그룹 전략기획실 등을 거쳐 삼성바이오로직스 초대 대표이사를 맡아 회사를 이끌고 있다.
회사측은 바이오 의약품 세계시장이 성장하고 있고, 18만 리터 CMO 생산능력을 갖춘 3공장이 올해 가동을 시작해 실적이 더욱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도 올해 2공장 가동률 상승, 3공장 가동 개시 등을 근거로 목표주가를 높여 잡고 있다.
다만 94.6%의 지분을 가진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실적 개선이 병행해야 할 과제다. 바이오시밀러 의약품 연구개발기업 삼성바이오에스피는 지난해 자가면역질환치료제 바이오시밀러 해외 공급 등으로 3151억 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1039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990억 원 영업손실)보다 5.0% 늘어난 수치다.
2차 전지와 첨단 소재에 주력하는 삼성SDI도 3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169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2015년과 2016년 각각 598억 원, 9263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삼성SDI는 지난해 자동차용 전지 유럽 공급 확대와 에너지저장장치(ESS) 판매 증가, 폴리머 전지의 신규 스마트폰 진입 등에 힘입어 실적을 개선했다.
수년간 실적부진에 시달려온 삼성SDI는 지난해 초 메모리 개발 전문가인 전영현 삼성전자 DS사업부문 메모리사업부장 사장 취임 후 실적이 반등하고 있다. 전 대표는 삼성전자가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지배력을 다지는데 기여한 인물로, 삼성SDI 실적 개선으로 주가를 올리게 됐다.
삼성SDI는 올해 각국의 규제 강화로 자동차용 전지 시장의 성장이 빨라지고, 글로벌 신재생발전 확대로 ESS 시장이 커지는 등 사업여건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부정적인 전망도 존재한다. 과거 중대형 전지 저가수주의 여파가 수익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아이폰X’ 판매 하락에 따른 부품 공급 감소 우려도 여전하다.
이밖에 삼성물산 패션 부문이 브랜드 개편 등을 통해 지난해 327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3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삼성전기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사업 호조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4분기 1068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분기 흑자전환을 달성했다.
반면, 삼성중공업은 지난해에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2015년 1조5019억 원 영업손실을 본 삼성중공업은 2016년 영업손실을 1472억 원으로 줄였지만, 지난해 4621억 원 영업손실을 기록, 오히려 적자가 3000억 원 이상 늘었다.
결국 경영 악화의 책임을 진 박대영 사장이 6년 만에 사임하고 최근 남준우 조선소장이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삼성중공업은 올해도 어려운 한 해를 보낼 전망이다. 회사측은 올해 5조1000억 원의 매출과 2400억 원의 영업손실을 예측했다.
다만 최근 시황이 개선돼 2019년에는 매출이 회복되고 흑자전환까지 가능하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삼성중공업은 이를 위해 고부가가치 특수선 수주 확대로 수익성을 개선하고 해양플랜트 경쟁력을 갖추는 한편, 고정비를 줄이기 위한 자구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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