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철 대표체제 한글과컴퓨터, R&D 투자비중 10%대로 추락

"2012, 향후 5년간 매출액 대비 30% 투자해 SW역량 강화하겠다" 의지 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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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뉴스=강동식 기자] 한글과컴퓨터(대표 김상철)가 매출액의 30%를 연구개발(R&D)부문에 투자키로 했던 기술개발 의지를 스스로 꺾고 있다. 2017년 3분기 기준 한컴의 R&D 비중은 10%대로 추락했다.

22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한글과컴퓨터의 최근 5년간 연구개발비를 분석한 결과,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비가 제자리걸음 하면서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지속적으로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한컴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2013년 29.3%로 정점을 찍은 후 매년 줄었다. 급기야 2017년 3분기에는 16.5%에 그쳐 처음으로 20%대가 무너졌다. 

김상철 대표는 2015년 12월부터 한컴 대표이사를 역임 중이며, 김 대표 체제 이후 연구개발비 비중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컴은 2012년에 향후 5년간 지속적으로 매출액의 30%를 연구개발비로 투자해 SW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이듬해인 2013년에는 연구개발비가 전년보다 59억 원 가량 늘어나 연구개발비 비중이 30%에 근접했다. 하지만 이후 연구개발비가 210억 원 수준에서 늘어나지 않으면서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3년 만에 8.4%p 하락했다.

한컴은 2014년 정부가 세계적인 전문기업 300개 육성을 목표로 우수 중소·중견기업을 집중 지원하는 ‘월드베스트300’에 선정된 바 있다. 월드베스트300에 선정된 기업은 연구개발비 지원, 해외 마케팅 지원 등의 혜택을 받는다. 

선정 당시 한컴은 자사의 축적된 개발 역량, 해외시장 진출 의지 등과 함께 연구개발 투자비중 확대를 좋은 평가 요인으로 설명했다. 하지만 월드베스트300에 선정된 2014년 이후 한컴의 연구개발비 비중은 빠른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컴은 최근 기존에 주력해온 오피스 소프트웨어 이외의 분야로 영역을 넓히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한컴이 도전하고 있는 분야는 클라우드, 인공지능, 음성인식, 통번역 기술 등이다. 또 한컴그룹 차원에서 로봇, 사물인터넷, 스마트시티 등에 도전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영역이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한컴이 연구개발비 비중 감소 추세를 이어갈 경우 기존 사업과 신사업 모두 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