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강동식 기자] 롯데쇼핑이 당기순이익 적자전환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 규모의 배당금을 지급키로 한 가운데, 배당금의 절반 이상은 총수 일가와 계열사에 집중됐다. 롯데 측은 '깜짝 배당금'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시장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27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롯데쇼핑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 회사는 지난해 206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2년 만에 적자전환했다. 매출은 24.6% 줄었고, 영업이익은 30.5% 감소했다.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영향이 실적 악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롯데쇼핑의 대형마트, 백화점, 슈퍼 등 주력 사업 부문 대부분이 실적 하락을 경험했다.
롯데쇼핑은 이같은 실적부진에도 불구하고 2017년 배당금을 크게 늘렸다. 1주당 배당금은 5200원으로 전년보다 160% 늘어났다. 총배당금은 전년의 591억 원에서 1461억 원으로 870억 원 증가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하게 됐다.
이에 따라 롯데쇼핑의 시가배당률은 2016년 0.9%에서 2017년 2.7%로 급증했다. 롯데쇼핑은 2016년까지 1% 미만의 시가배당률을 유지해 비교적 낮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단번에 업계 평균을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 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23일 현재 배당계획을 발표한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의 평균 시가배당률은 1.83%다. 롯데쇼핑의 시가배당률은 이보다 0.87%p 높다. 또 롯데쇼핑의 시가배당률 상승폭 1.8%p는 미래에셋대우와 함께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쇼핑의 파격적인 배당금의 수혜는 상당부분 롯데그룹 총수와 계열사에게 돌아간다. 롯데 총수 일가와 계열사가 갖고 있는 롯데쇼핑 지분율은 60.45%이다. 시가총액 100대 기업에 속하는 상장사 중 그룹 총수 일가와 계열사의 지분율은 대체로 20~40% 수준이다. 총수 일가와 계열사 지분율이 절반을 넘는 곳은 롯데쇼핑과 계열사 롯데케미칼(53.55%) 외에는 찾기 어렵다.
롯데쇼핑의 배당금 대폭 확대 결정으로 총수 일가와 계열사에게 돌아가는 배당금은 2016년 402억8135만 원에서 2017년 883억9574만 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경우 지난해 롯데지주 지분 확대 등을 위해 100만 주 이상의 주식을 매각했음에도 전년에 비해 70% 이상 늘어난 144억6333만 원의 배당금을 받는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도 배당금이 크게 늘어났다.
25.87%의 지분을 확보한 롯데지주(구 롯데제과)가 378억3350만 원의 배당금을 받는 것을 비롯해 호텔롯데, 한국후지필름, 롯데아이티테크 등의 계열사도 배당금 확대의 혜택을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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