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강동식 기자] 1세대 모바일 게임 대표주자인 게임빌의 실적 악화가 계속되면서 ‘한지붕 두가족’ 컴투스와 엇갈린 실적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2013년 과감하게 컴투스 인수를 추진해 화제를 모았던 송병준 게임빌 대표의 고심도 커지고 있다.
7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게임빌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2013년 두 자리 수였던 영업이익률은 컴투스 인수 후 첫 해인 2014년 한자리수로 떨어졌다. 2015년과 2016년에는 영업이익률이 2%대로 낮아졌고, 지난해에는 196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피인수기업 컴투스의 실적은 크게 향상됐다. 2013년 77억 원이었던 영업이익은 2014년 1000억 원을 넘었다. 이후 꾸준한 실적 향상으로 지난해까지 40% 전후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엇갈린 행보 속에서 게임빌과 컴투스의 실적은 급격하게 벌어졌다. 2013년 게임빌은 컴투스와 대등한 매출을 올렸고, 영업이익은 50% 이상 많았다. 하지만 이듬해에는 오히려 컴투스가 게임빌보다 8배 이상 많은 영업이익을 올렸고, 2016년에는 영업이익 차이가 44배를 넘었다.
두 기업의 격차가 커진 가장 큰 이유는 게임빌이 사업 부진이다. 게임빌은 2014년 ‘별이되어라!’ 등 기존 인기 게임에 힘입어 매출이 늘었지만, 신작들이 인기를 얻지 못하면서 실적 감소세가 뚜렷해졌다.
반면, 컴투스는 장수게임으로 자리잡은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서머너즈 워’에 힘입어 좋은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2014년 4월 출시된 서머너즈 워는 해외에서 큰 인기를 얻어 국내 모바일 게임 중 처음으로 누적 매출 1조 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컴투스 역시 의존도가 과도하게 큰 서머너즈 워 이후 뚜렷한 히트작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고민이다. 컴투스 매출에서 서머너즈 워가 치자하는 비중은 80% 정도로 추정된다.
게임빌의 실적 악화와 두 기업의 큰 격차는 게임빌의 최대주주인 송병준 대표가 컴투스 인수를 결정했을 때의 기대와는 차이가 크다.
게임빌은 2013년 10월 컴투스 지분 21.37%를 700억 원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시너지 효과와 글로벌 경쟁력 향상을 목적으로 내세웠다. 시장에서도 게임 퍼블리싱이 강점인 게임빌과 게임 개발에 강한 컴투스가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했고, 글로벌 모바일 플랫폼을 공유, 통합해 지배력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하지만 게임빌이 잇따른 신작 부진 등으로 주춤하는 사이 투자여력과 지적재산 등을 앞세운 대형 기업들이 모바일 게임 시장을 빠르게 잠식했다. 또 기대했던 시너지는 적어도 게임빌의 실적 향상과는 연결되지 않았다.
올해는 게임빌은 떨어질 대로 떨어진 실적 개선의 단초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주춤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컴투스 역시 신작 성공을 통해 서머너즈 워 의존도를 줄여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지 못하면 송병준 대표가 대표이사를 겸임하고 있는 형제 기업이 모두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게임빌은 모바일 게임 시장의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모바일 게임 전문기업의 차별적 경쟁력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올해는 게임빌과 컴투스에게 이를 입증해야 하는 중요한 해가 될 전망이다. 게임빌은 올해 6종의 RPG 장르 게임을 선보이고, 컴투스도 6종의 신작 게임을 출시할 예정이다. 또 해외법인 통합 등 두 회사의 시너지를 내기 위한 노력도 강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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